[삼성 실적 발표]
삼성전자 사실상 감산 인정...D램 출하량 줄인다!
반도체 관련 사업부 부문장, 사장 등 책임론
3분기부터 D램 가격 반등 기대...상반기 적자폭 확대는 불가피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1일 17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출처=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에 대해 언급은 피했지만 사실상 자연적인 감산을 통한 출하량 감소를 공식화했다. 


올해 1~2분기 테일러·평택공장 등 케펙스(설비 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라 당장 감산 효과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6월부터는 감산으로 인한 D램 가격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올해 4분기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1~2분기에도 적자폭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D램 가격 반등이 이뤄지면 실적 개선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31일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시황 약세가 당장 실적에 우호적이지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필수 투자를 지속해 설비투자 규모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감산 기조로 돌아서 


업계에서는 이날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두고 어떤 입장을 발표할지 관심이 컸다. 시장 점유율의 40~5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감산 여부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삼성이 감산을 결정하면 D램 가격 반등이 본격화가 가능하고 기업 실적에도 직접적인 도움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날 삼성전자는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거나 생산라인을 멈추는 인위적 감산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설비 재배치 등을 통한 생산라인 최적화와 미세공정 전환 등 '자연적 감산'을 통한 미래 사업 준비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최고 품질과 라인 운영 최적화를 위해 생산 라인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 등을 진행하고 미래 선단 노드로의 전환을 효율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공정기술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투자계획 내에서 연구개발(R&D) 항목 비중도 이전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인위적인 감산은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감산 기조로 돌아섰다는 판단이다. 과거에는 생산량 증가 등을 통한 치킨게임을 통해 마켓셰어를 늘리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하지만 이번 컨콜에서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또 D램 출하량에 대해 "단기 구간 의미 있는 출하량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결국 감산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날 컨콜에서 "1분기 D램 시장 수요 비트그로스는 (전분기 대비) 한 자릿수 초반 감소할 전망"이라며 "당사도 시장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가 올해 설비투자가 전년과 유사할 것이라고 이야기한 부분도 오히려 감산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삼성전자는 평택 캠퍼스 P4(4공장)와 새로운 반도체 전용 R&D(연구개발) 라인, 차세대 공정 개발 등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지만 설비투자는 유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신규 공장 등 인프라 투자가 많은 상황에서 오히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케펙스(설비투자)를 가져가는 것은 장비 투자 등에 대해 조정을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감산을 이야기한 것은 내부적으로 부담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삼성은 단 한 번도 명시적으로 감산을 하겠다고 이야기해 본 적도 없다. 또 감산을 발표한다면 반도체 관련 부문장과 메모리사업부 사장 등 고위급 임원들이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본사 차원의 책임자가 주요 결정을 한 것으로 그쪽으로 책임론이 번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사실상 감산에 대해 표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의견을 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이야기한 이후 1분기 만에 감산을 하겠다고 하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돌려서 감산을 하겠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3분기 D램 가격 반등 기대


업계에서는 이번 감산 기조 변화로 3분기부터는 D램 가격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웨이퍼 투입 이후 제품 출하까지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이 3개월이기 때문에 감산이 들어간 후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건 3개월 이후다. 


다만 삼성의 반도체 부문 실적의 경우는 4분기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1~2분기에는 D램 가격 하락으로 적자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반면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메모리 업체의 투자 축소 및 감산효과 가시화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1~2분기는 이미 어느 정도 케펙스(설비투자)가 결정이 됐고 D램 가격도 2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3분기 이후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세트 업체들 한 두 군데가 먼저 사기 시작하면 금방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고 전했다.


유무형 KB증권 연구원은 "2024년부터 공급축소 효과, 미국제재에 따른 중국 반도체 업체의 신규증설 지연 등으로 공급부족 전환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라면서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기술적 감산효과와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의 설비투자 대폭 축소로 9개월 후부터 공급축소 효과 본격화가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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