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STO 경쟁]
합종연횡 활발…디지털자산 내재화
③증권업계, 대기업·운용사·블록체인업체 협력…STO 거래 준비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1일 08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의도 증권가


[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KB ,신한, 키움 등 대형 증권사들은 본격적인 증권형토큰(STO) 경쟁 돌입에 앞서 업무협약을 통해 디지털자산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다. 대기업과의 협업을 모색하기도 하고 자산운용사와의 합자법인을 출범하는 방식을 통해 플랫폼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SK C&C와의 업무 협약을 토대로 SK가 기존에 보유했던 플랫폼을 활용해 자체적인 증권형토큰 플랫폼을 마련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고 신한투자증권은 합자법인을 통해 개발한 플랫폼을 올 하반기 내놓을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9곳에 이르는 블록체인 전문기업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다.


◆KB證, 디지털자산사업추진단 꾸려 SK C&C 플랫폼 활용


KB증권은 지난해 7월 SK C&C와 디지털자산 관련 인프라 구축과 플랫폼 사업에 대한 장기적 협력 차원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계기로 ▲실물자산 기반의 STO(증권형토큰) 발행 및 유통 플랫폼 개발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인프라와 기술 요소 개발 ▲ 디지털자산 관련 국내외 기술 동향과 정보 교류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박강현 KB증권 디지털부문 부사장(왼쪽부터), 이기열 SK C&C 디지털 사업총괄 부사장이 디지털자산 사업을 위해 지난해 7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KB증권

SK C&C는 SK그룹 내에서 디지털 사업을 주도하는 계열사다.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플랫폼인 '체인지(ChainZ)'를 보유하고 있던 점이 증권형 토큰 유통 준비를 앞둔 KB증권과의 협업을 이끌어냈던 것으로 보인다. SK C&C 관계자는 "단기적 기술 협업은 물론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과 연관된 다양한 사업 확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 전했다.


KB증권은 증권형 토큰 발행 등 디지털자산 사업 추진을 위한 전담 조직으로 '디지털자산사업추진단'을 구성했다. IT 조직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 모델을 만들고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SK C&C와의 협업과 관련 KB증권 디지털자산사업추진단 관계자는 "SK C&C가 보유한 체인지 플랫폼을 활용해 증권형 토큰 거래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한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금융위 가이드라인 발표에 따라 내용이나 방향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신한證, 이지스자산운용·이큐비알과 합자법인 '에이판다' 설립


신한투자증권은 자산운용사, 블록체인 기업과 합자법인을 세우는 전략을 통해 증권형토큰 플랫폼 서비스를 추진했다. 합자법인 에이판다파트너스는 증권형토큰 플랫폼 개발을 위해 신한투자증권과 이지스자산운용, 블록체인 기술업체인 이큐비알(EQBR)이 지난해 설립한 핀테크 기업이다.


에이판다파트너스의 증권형토큰 플랫폼 서비스는 지난달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금융위 심사를 통과한 서비스의 공식 명칭은 '블록체인 기반의 금전채권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서비스'다. 금융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개발, 출시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이를 바탕으로 신한투자증권과 에이판다파트너스는 약 6개월간 준비 기간을 거쳐 올 하반기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에이판다의 서비스는 기관투자자들이 기존에 투자한 실물자산을 담보로 하는 대출채권을 유동화한다. 따라서 오피스타워, 특급호텔 같은 대형 상업용 부동산은 물론 ▲발전시설 ▲항만 ▲공항 ▲도로 등 다양한 자산을 거래할 수 있다. 기관투자가가 거래하던 대형 우량자산에 개인투자자도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특징이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에이판다파트너스 외에도 ▲피어테크 ▲델리오 ▲슈퍼블록 등 블록체인 전문 기술기업들과 협력을 이어가면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상품과 서비스 공동 개발에 나섰다. 김장우 신한투자증권 디지털그룹장은 "블록체인을 디지털 자산 사업 전략에 내재화하는 과정"이라며 "증권형 토큰 등 블록체인 기반의 신규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앞으로도 유망 기업들과 업무 협약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윤 슈퍼블록 대표(왼쪽)과 김장우 신한투자증권 디지털그룹장이 지난해 7월 블록체인 기술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신한투자증권

◆키움證, 블록체인 9개 기업과의 협업으로 플랫폼 준비


키움증권은 ▲펀블 ▲세종텔레콤 ▲카사 ▲블록체인글로벌 ▲테사 ▲뮤직카우 ▲이랜드넥스트 ▲열매컴퍼니 ▲페어스퀘어랩 등 9개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증권형 토큰 유통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지난 25일 키움증권과 업무협약을 맺은 페어스퀘어랩은 2018년 설립된 블록체인 기업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키움증권 외에도 다수의 증권사와 증권형 토큰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한국정보인증 등으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랜드그룹에서 문화컨텐츠에 대한 분할 소유 플랫폼 서비스 '윌윌'을 내놓은 이랜드넥스트도 키움증권과의 협업으로 관심을 모은다.  이랜드넥스트의 플랫폼 윌윌은 이랜드에서 소장하고 있는 국내외 다양한 미술품, 전세계에서 보기 드문 소장품을 지분 형태로 나눠 소액으로 작품을 소유할 수 있는 미술품 분할 소유 플랫폼이다. 증권형토큰은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 미술품 등 다양한 자산을 분할 소유할 수 있어 투자자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특징을 지녔다.


김희재 키움증권 리테일총괄본부장은 "다양한 세대로부터 각광받는 미술품 조각 투자 서비스가 제도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며 "이랜드넥스트와의 협약을 통해 미술품 조각 투자 서비스를 공동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SK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하나증권 ▲삼성증권 등이 증권형 토큰 관련 업무협약, 인력 채용의 방식으로 증권형 토큰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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