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 PE "현대중공업 지분 받아, 말아"
주가 하락에 신중론, "저가 매수, 유리하지 않아"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0일 17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IMM PE가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매각 대금 일부를 현대중공업 주식으로 받을 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현대중공업 주가가 11만원 선도 지키기 버거운 상황인 가운데, 과거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 고민이 커졌다. 앞서 현대삼호중공업 투자에서 큰 소득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현대중공업 지분을 받는 것이 유리한지 신중하게 따져보고 있다.  


30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 IMM PE와 한국조선해양 양사 관계자가 만나 현대중공업 주식 취득을 논의한다. IMM PE가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매각 대금 일부를 현대중공업 주식으로 대신 받기로 합의한 이후 후속 조치다.


지난 2017년 IMM PE는 특수목적회사 트리톤 1호를 통해 현대삼호중공업에 40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5년 이상 지났지만 실적 부진으로 기대했던 IPO(기업공개)가 무산되자, IMM PE는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결정했다.


합의서를 작성할 때만 해도 IMM PE는 대금의 일부를 현대중공업 주식으로 받는 조건에 긍정적이었다. 이를 먼저 제안한 것도 IMM PE였다. 


거래 조건 합의를 하루 앞둔 현재 분위기는 합의서를 작성할 때와 사뭇 다르다. 수주 호황으로 업황 개선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는데, 주가는 기대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어서다. 


IB 업계 관계자는 "저가 매수가 꼭 IMM PE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며 "주가가 계속 빠지고 있어 고심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지난 3일 양사가 체결한 합의서를 보면, 한국조선해양은 2667억원은 현금으로, 나머지 1430억원은 현대중공업 주식으로 대납한다. 지난 3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한 IMM PE의 예상 취득 지분율은 1.41%다. 주가가 떨어지면 취득 지분이 늘고 차익 실현 기대감도 커져 이득이다. 다만 사양 산업에 투자할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지난 3일 합의서를 작성한 당시 11만4500원에서 30일 현재 11만원으로 약 4% 하락했다. 지난 27일 주가가 4.8% 반등하지 않았다면, 11만원 선도 무너질 뻔했다.


IMM PE는 현대삼호중공업 지분을 4097억원에 판다. 사실상 투자금(4000억원) 그대로 회수하는 셈이어서 만족스런 결과는 아니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반드시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상승 재료에도 예전 만큼 현대중공업 주가가 움직여주지 않는 것도 문제다. 


아프리카 소재 선사로부터 VLGC 2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한 지난 20일 현대중공업 주가는 0.93%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 17일에도 LNG선 3척을 수주했다고 알렸지만, 주가는 0.92% 반짝 오른 뒤 다음날 1% 이상 빠졌다. 작년 8월 LNG선 7척 수주 소식에 주가가 4%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대형 조선사들 수주 실적이 좋아 주가 반등폭도 컸다.


그럼에도 현대중공업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 IMM PE의 고심도 크다.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올해 현대중공업 영업이익 전망치는 4225억원이다. 작년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하다 올해부터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수익성 중심의 선별적 수주를 위해 올해 수주 목표를 작년보다 21% 적은 118억5700만달러(한화 14조5544억원)로 잡았다. 이에 대해서도 시장에선 '플러스' 요소로 보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 우려에도 매출액 이상의 신규 수주를 통해 수주잔고 증가를 꾀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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