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건기식 경쟁력 확보 어떻게
넉넉한 곳간 활용…"M&A로 빠르게 시장 침투할듯"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11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원 농심 회장 (제공=농심)


[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신동원 회장의 바람대로 농심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에서 차별화 된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까. 건기식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식품 업체는 물론 제약, 화장품 업체들도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진 까닭이다. 회사 측은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건기식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27일 농심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신사업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특히 큰 카테고리로 건기식 분야에서 M&A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심이 이 같은 계획을 밝힌 이유는 연초 신동원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M&A를 검토할 것을 주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신 회장은 "사업영역 다각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나가야 한다"며 "건기식과 식물공장 솔루션, 외식 사업을 고도화하고 다양한 M&A를 검토할 것"을 강조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신 회장이 사업다각화를 강조한 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2021년 7월 취임 직후에도 건기식과 대체육 등 신규 사업에서 투자·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단 계획을 밝혔다. 이후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의 라인업을 35개까지 늘렸고, 지난해 비건 레스토랑인 '포리스트 키친'을 오픈하는 등 포트폴리오 확장에 매진해 왔다.


나아가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건기식의 경우 경쟁력 강화에 전사 역량을 집중시켜 왔다. 자체 브랜드인 '라이필' 라인업을 기존 콜라겐에서 오메가3로 확대해 온 것은 물론, 건기식 전문기업인 천호엔케어 인수에 나서는 등 창사 이래 첫 대규모 M&A를 추진하기도 했다.


농심이 라면 외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건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라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탓에 외부 변수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농심의 라면 매출액은 1조8156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2조3055억원 중 78.8%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원재료인 소맥(밀가루) 가격이 2021년 말 대비 17% 가량 급등하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2% 줄어들며 실적을 방어하지 못했다.


문제는 식품업계를 비롯해 제약, 화장품 업체들까지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점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1429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인 2019년 대비 25% 성장했다. 가파른 성장세에 더해 무궁무진하게 제품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는 셈이다. 


실제 남양유업·매일유업·일동후디스 등 유업체들은 각종 단백질 음료를 출시했고 CJ제일제당, 삼양식품 등도 건기식 분야에서 발을 넓히고 있다. 또한 종근당, 유한양행 등 제약업체들과 화장품 ODM 업체인 코스맥스도 코스맥스바이오, 코스맥스엔비티를 통해 건기식 사업을 벌이는 등 향후에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다만 시장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긴 하지만 농심의 실탄이 풍족한 상황이니 만큼 M&A를 통해 빠르게 건기식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신사업에 뛰어드는 방법 중 기존에 생산역량, 기술, 영업망 등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는 게 가장 쉽다"며 "농심은 현금이 충분하기 때문에 M&A를 통해 건기식 시장에 빠르게 침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농심의 브랜드 파워와 유통 네트워크를 고려하면 건기식 사업에서 긍정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건기식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든 상황이라 기업이 보유한 역량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식품 사업을 해온 업체들이 관련 제품 영역을 넓히는 데 유리한 데다 농심은 M&A를 통해 생산라인까지 확보할 것으로 보이면서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이미 콜라겐 제품이 있지만 올해 건기식 사업을 더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매물로 나온) 다양한 물건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심은 작년 9월말 연결기준 1563억원의 현금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단기금융상품, 기타금융자산을 합하면 6048억원에 이른다. 총 차입금은 758억원으로 빚을 갚고도 5290억원가량을 쓸 수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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