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질화갈륨에 올인' RFHIC, 볕들 날은 언제
GaN 화합물 반도체 수요 확대…올해 실적 회복 기대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1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RFHIC 사옥 (출처=RFHIC)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알에프에이치아이씨(RFHIC)는 신소재인 질화갈륨(이하 GaN)에 올인한 업체다. 20년 넘게 GaN을 이용한 트랜지스터와 전력증폭기 개발에 매진해 왔다. GaN은 갈륨(Ga)과 질소(N)를 합친 화합물이다. 소재 특성상 신호 변환이 빠르고 에너지 손실률이 적어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실리콘 대비 비싼 가격이 발목을 잡으면서 수년째 대중화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기대했던 GaN 시대가 좀처럼 열리지 않으면서 RFHIC는 최근 3년간 실적 부진을 겪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RFHIC는 연결 기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762억원, 누적 영업손실 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불거진 미중무역 분쟁 후유증을 여전히 겪고 있다는 평가다. 당시 RFHIC는 미국 정부가 주요 고객사였던 중국 화웨이에 대해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실적 직격탄을 맞았다. RFHIC 수익 구조가 삼성전자, 노키아, 화웨이 등 특정 업체에 쏠려 있어서다. RFHIC의 매출은 2019년 1078억원에서 2020년 705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적자 전환했다. 화웨이라는 수익원을 잃으면서 2020년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마이너스(-) 242억원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RFHIC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력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RFHIC는 삼성전자가 국내외 통신사에 제공하는 일부 기지국 장비에 자체 개발한 GaN 트랜지스터 및 전력증폭기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네트워크 사업 성과가 RFHIC의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RFHIC의 주력 제품은 GaN 트랜지스터 및 전력증폭기로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 회사는 경쟁사들이 실리콘 기반의 엘디모스(LDMOS)라는 소자에 집중할 때 GaN 화합물 반도체를 개발해 경쟁력을 키웠다. 5G 시대가 본격화되면 LDMOS에서 GaN으로 무선 통신장비 시장의 무게 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예측해서다. GaN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자소자는 LDMOS의 절반 크기에 불과하지만 높은 전력 효율과 내구성을 갖추고 있다. 사용 전압이 낮고 고주파에 강해 5G 기지국이나 자율주행용 센서, 전기차 내부 전원장치 등에 두루 사용된다.


(출처=RFHIC)

한동안 주춤했던 5G 투자 활성화도 RFHIC에 호조로 여겨진다. 3㎓ 이상 고주파 영역에서 뛰어난 효율과 성능을 발휘하는 GaN 소재 기반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근 RFHIC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5G 설비투자가 확대되면서 크고 작은 수주 계약을 연달아 따내고 있다. 지난해 7월 삼성전자와 미국 디시네트워크향 이동통신 기지국용 GaN 트랜지스터 공급 계약(67억원)을 체결했다. 1달 뒤인 8월에는 웍스탭과 29억원 규모의 국내 5G 중계기용 GaN 트랜지스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5G 대비 낮은 주파수 대역에서는 GaN 트랜지스터와 전력증폭기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았다"며 "서브 6㎓ 및 28㎓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5G에서는 GaN 관련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FHIC는 신소재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기존 GaN 트랜지스터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GaN 기판에 다이아몬드를 적용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다이아몬드는 기존 실리콘이나 탄화규소에 비해 열전도성이 4~10배 우수하다. 이를 GaN 기판으로 활용하면 초소형 기지국 구현에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동안 시장 활성화에 발목을 잡았던 높은 가격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RFHI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GaN 트랜지스터는 6만854원, GaN 전력증폭기는 38만6824원의 가격을 각각 형성했다. 이중 GaN 전력증폭기 가격이 2021년 대비 100만원가량 낮아졌다. 


RFHIC 관계자는 "초반에는 개발비 반영으로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납품하다가 본격적인 양산이 진행되면 거래처와 협의를 통해 가격이 조정된다"며 "무선 통신기술 발달로 새로운 형태의 통신용 GaN 전력증폭기를 출시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7월 유상증자 이후 소식이 뜸해졌던 합작법인(JV) 설립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RFHIC는 지난해 9월 SK그룹 계열사인 예스파워테크닉스와 GaN 화합물반도체 JV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재 양사는 JV 설립을 놓고 세부사항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RFHIC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 흑자 전환에 이어 올해는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며 "전력용 반도체 합작사 설립을 통한 MMIC(집적회로) 사업 진출과 28㎓ 주파수 대역 본격 상용화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은 높은 멀티플(주가 배수)을 형성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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