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U+ 전기차충전 사업 인수를 둔 두 가지 시각
LG헬로비전 '투자 부담 해소' vs '사업기회 박탈'
LG유플러스 전기차 충전 플랫폼 사업 본격화…상반기 '볼트업' 출시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3일 17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LG헬로비전)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LG유플러스가 LG헬로비전의 전기차 충전사업을 인수했다.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전기차 충전앱 '볼트앱' 생태계 조성을 위해 LG유플러스가 팔을 걷어붙였다는 평가다. 반면 LG헬로비전 입장에선 수년간 공을 들여왔던 신사업을 모회사에 넘기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제동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LG헬로비전, LG유플러스에 전기차 충전사업 양도


LG헬로비전은 지난 12일 LG유플러스에 전기차 충전 사업 부문과 관련된 유무형 자산 등 사업 일체를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양도 금액은 37억원이다. 


LG헬로비전은 전기차 충전 사업 양도와 관련해 "선택과 집중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라고 밝혔다.


앞서 LG헬로비전은 CJ헬로 시절이었던 2019년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했다. 약 37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케이블TV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사업 기반을 다져왔다. 이 회사는 환경부가 선정한 전기차 충전기 보급사업자로서 충전기 설치부터 유지 관리, 운영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전국 23개 사업권역에서 아파트·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소 1300여대를 운영 중이다.


이번 양도 계약으로 LG헬로비전의 전기차 충전사업과 관련된 사업 부서나 기반 시설이 LG유플러스로 흡수된다. LG헬로비전이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 서비스 '헬로플러그인'도 LG유플러스 서비스와 통합될 예정이다. 


다만 사업 이관에도 LG헬로비전이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건 아니다. 충전기 설치와 영업 등 일부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플랫폼 등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부분은 LG유플러스가 담당하고, LG헬로비전은 지역 중심 영업과 설치에 집중한다"며 "전기차 충전 사업이 대규모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등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 양사 시너지를 통한 사업 성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출처=LG헬로비전)

◆ LG유플러스 전기차 충전 사업 본격화


LG유플러스는 이번 사업 인수를 통해 전기차 충전 플랫폼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지난해 플랫폼 신사업으로 전기차 충전을 낙점하고 전담조직인 'EV충전사업단'을 신설했다. LG유플러스에서 17년 넘게 근무한 현준용 부사장이 EV충전사업단장을 맡아 전기차 충전 사업을 이끌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기차 충전앱 '볼트업'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볼트업은 전기차 충전소 위치를 알려주고, 원하는 시간에 충전할 수 있도록 예약을 도와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자사 이동통신 고객이 볼트업 이용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구독 서비스 '유독' 등 기존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전기차 충전 사업에 본격 나서면서 LG그룹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도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자동차 부품, 기판 등을 공급하는 LG이노텍 등 계열사들과 협업해 LG그룹이 추진하는 전기차 사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 LG헬로비전 성장동력 위축 


이번 사업 양도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새로운 사업 추진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다. LG헬로비전 입장에서도 충전 사업 양도가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로 충전 인프라 조성을 위해 막대한 투자 비용이 요구된다. 또 안정적인 수익 창출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도 불투명하다. 이에 LG헬로비전보다 자금력이 풍부한 LG유플러스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사업 추진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환 딜로이트 상무는 "전기차 충전 시장 기회는 양적·질적 측면에서 늘어났지만, 수익성이 확보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 분야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둘만한 기업은 풍부한 자본을 가지고 있거나, 강력한 파트너십을 모두 보유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모회사에 성장 가능성 높은 신사업을 내줌에 따라 LG헬로비전의 성장동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LG헬로비전은 그간 렌탈, 전기차 충전 등 신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주력인 케이블TV가 성장 한계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절실해서다. 


일각에서는 LG헬로비전이 지난 3년여간 일궈낸 신사업을 LG유플러스에 넘기고, 영업·설치 등 껍데기 용역만 떠안았다고 지적한다. 


LG헬로비전 내부에서도 전기차 충전 사업 이관과 관련해 거센 반발이 일었다. LG헬로비전 노조는 지난해 10월 성명을 통해 "회사의 전기차 사업부 분할 매각을 반대한다"며 "모회사가 자회사의 미래 사업을 가져가면 회사의 미래 먹거리가 남아나질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LG헬로비전은 최근 노조 측과 고용안정 보장 등을 담은 협약서를 교환하며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도 금액이 37억원에 불과하다는 점도 모회사가 자회사 먹거리를 거저 가져갔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회계법인과 감정평가법인을 통해 적정한 양도 금액을 책정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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