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조 태양광 투자' 한화솔루션, 자금조달 방안은
올해는 보유현금 1조~2조로 조달 가능
재무건전성 악화로 차입 최대한 피해야
내년부터 영업활동 유입현금으로 조달해야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3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한화솔루션이 미국 태양광 시장에 총 3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업계의 관심은 자금 조달 방안에 쏠리고 있다. 일단 한화솔루션은 차입 없이 자금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금은 오는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기존에 유상증자 등을 통해 마련한 자금 중 4000억원 가량의 잔액이 남아있어 당장 이를 투자에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자산 매각으로 약 7700억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이렇게 모은 현금을 사용하면 올해 계획한 투자는 무리없이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내년에는 영업활동으로 유입되는 현금을 사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운전자본만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면 한 해 수천억원의 순현금이 유입돼 투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종속기업으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도 투자재원으로 거론된다. 


12일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북미 태양광 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금 3조2000억원은 올해부터 오는 2025년 6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일단 올해까지 마무리 해야 하는 투자는 솔라 허브 달튼 공장 증설이다. 지난 2019년 준공한 해당 공장은 연간 모듈 1.7GW를 생산하고 있다. 연내 증설을 마치면 연간 모듈 생산 능력은 5.1GW로 늘어난다.


사업보고서 제출 전이라 정확한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작년 말 개별 재무제표 기준 가용 자금은 1조~2조원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한화큐셀 미국 법인을 4168억원에 처분했다. 그해 12월에는 한화첨단소재를 분할하고, 지분 39.70%를 글랜우드크레딧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한화솔루션은 3543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정기예금 등으로 4402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021년 태양광 사업 관련 고효율 제품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1조346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증을 통해 모인 납입금과 태양광 고효율 라인 전환투자 용도로 녹색채권을 발행해 마련한 자금 중 채무상환, 태양광 투자 등에 사용하고 남은 자금이다. 


이를 감안할 때 올해 모듈 증설 투자까진 보유 현금만으로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 2023년 신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신용진 전략부문 재무실장도 "자금 조달을 위해 당장에 크게 차입해야 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제공=한화솔루션)

문제는 내년부터다. 연간 얼마씩 투자할지는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미국 내 모듈 생산 능력 확충 로드맵을 보면 잉곳·웨이퍼·셀·모듈 각 3.3GW씩 생산 가능한 솔라 허브 카터스빌 공장을 2024년 준공할 계획이다. 사실상 이번 투자 계획의 핵심이다. 이를 감안할 때 가장 많은 투자금은 2024년 집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유 현금이 부족하더라도 외부 차입은 최후의 수단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차입금 조달은 검토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이 차입금 조달을 피하려 하는 것은 재무비율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한화솔루션의 개별 기준 총차입금은 5조627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약 1조5000억원 순증했다. 지난해 9개월 동안 한화솔루션은 2조9000억원의 현금을 차입으로 마련했다.


외부 차입이 늘어나면서 한화솔루션의 차입금의존도는 31%로 높아졌다. 전년 12월말(27%)에 비해 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통상 차입금의존도가 30% 미만인 경우를 우량 기업이라 보는데, 9개월 만에 위기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신용평가사도 이번 태양광 투자가 한화솔루션 재무에 미칠 영향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주력사업의 영업실적, 투자 계획 조정 여부, 세제 혜택 및 관련 회계 처리 등을 중점 모니터링해 중기적으로 재무안정성 제어가 가능한지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이 차입금을 조달하지 않고 2025년까지 태양광 투자를 마무리하려면 영업을 통해 순현금이 안정적으로 유입돼야 한다. 신 재무실장은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2023년과 2024년에는 충분한 현금흐름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공=한화솔루션)

지난해 9월까지 한화솔루션이 영업으로 손에 쥔 현금은 없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2366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1조2876억원의 순이익에도 현금흐름이 막힌 것은 운전자본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현금흐름이 플러스가 되려면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감소하고, 매입채무가 증가해야 한다. 한화솔루션의 자산부채 변동을 보면 이와 정 반대로 움직였다.


실제 지난 2020년 793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순현금은 8715억원에 달했다. 당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줄어 각각 1051억원, 1044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면서 자산부채의 변동만으로 897억원의 현금이 플러스됐다.


물론 현금흐름 '플러스'의 전제 조건은 순이익이다. 연결 기준이지만 올해와 내년도 전망이 밝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순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각각 8743억원, 1조3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순이익 전망치(6662억원)보다 최소 2000억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그 외에 한화솔루션이 투자비를 마련할 수 있는 창구로는 배당금 수입이 지목된다. 한화솔루션은 종속기업과 공동 투자 기업으로부터 배당금을 수취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로부터 2374억원의 배당금을 수취했으며, 2021년에는 5664억원을 배당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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