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 매각
바이낸스에 매각 앞둔 고팍스는 어떤 기업?
① 2015년 설립 20~21년 2년 연속 흑자 달성...시리즈B투자시 3700억원 가치 평가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0일 17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가 바이낸스에 매각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원화로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한 단 5개 거래소 중 한 곳이기 때문에 이번 매각 건에 이목이 쏠린다.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는 2015년 7월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 업체로 첫 발을 뗐다. 당시 신한금융지주가 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신한퓨처스랩' 1기에 선정돼 해외송금 서비스인 '스트림와이어'를 개발했다. 이후 스트림와이어 서비스를 접고 2017년 11월부터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를 오픈했다.


고팍스는 일찍 설립된 데 비해 불리한 조건에서 운영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거래소는 일찍이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발급받아 원화마켓을 운영했다. 이에 비해 고팍스는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가 이루어진 지난해 2월에야 전북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 발급을 확보했다.


◆원화마켓 없이도 2년 연속 흑자 달성

2021년 9월까지는 벌집계좌를 이용해 원화마켓을 운영했지만, 같은 해 10월부터는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위해 원화마켓을 닫고 코인 간 거래 마켓만 운영했다.


불리한 상황이었음에도 2021년 고팍스는 314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해 코빗(226억원)보다 약 90억원이나 더 벌어들인 셈이다. 특히 10월부터는 원화마켓을 운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래 수수료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을 것을 감안하면 2021년 고팍스는 높은 사업 성과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2021년 고팍스는 1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2019년에는 매출액 36억원과 73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2020년에는 매출액 81억원에 1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거래 수수료 수익 역시 꾸준히 상승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영업이익은 대부분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한다. 2019년 고팍스 거래 수수료 수익은 23억원이었다. 2020년에는 70억원으로 늘었다. 이어 2021년에는 무려 26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75% 증가했다.


다만 2022년 5월부터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고팍스 거래 수수료도 크게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해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빗썸의 3분기 영업익은 각각 77%, 73% 급감했다.


10일 코인마켓캡 기준 고팍스의 24시 거래량은 30억원 수준이다. 가상자산 거래가 활발했던 지난 2021년 9월 고팍스의 일일 거래량이 400억~5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 최대주주는 이준행 대표…DCG그룹 지분도 매각 대상?


2021년 스트리미 감사보고서 기준 스트리미의 최대주주는 41.22%의 지분은 보유한 이준행 대표다. 이어 디지털커런시그룹(Digital Currency Group, 이하 DCG)이 13.9%, 공윤진 CTO가 9.71%, 박준상 CFO가 8.72%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주 구성에는 어느 정도 변동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 고팍스가 전북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때 기업가치는 약 37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해당 라운드에는 소프트뱅크와 라인의 합작사 Z홀딩스의 벤처캐피탈 자회사 ZVC, KB인베스트먼트와 기존 투자사였던 DCG 스트롱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300억원의 투자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번에 매각할 이준행 대표의 지분이 41%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도는 "현재 세간에 알려진 것은 이준행 대표의 지분 41%를 바이낸스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고팍스를 인수한다는 것인데, 지난해 고팍스가 투자를 많이 받아서 지분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매도하는 지분은 알려진 것보다 적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2대 주주인 DCG가 보유한 지분 역시 매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1년 기준 DCG가 보유한 지분은 13.9%이지만 지난해 시리즈B 라운드에도 참여했기 때문에 지금은 이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DCG는 한 때 가상자산 업계 큰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발생한 FTX 사태 영향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DCG의 자산관리 자회사 'HQ'는 오는 31일부로 해산할 예정이며, 제네시스 캐피탈 역시 인원을 30% 감축하고 파산 보호 신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FTX 파산 이후 출금 요청이 쇄도하며 유동성 위기에 빠져 신규 자금 대출 및 상환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고팍스의 가상자산 예치 상품인 고파이의 이자 지급도 중단된 상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
고팍스 매각 8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