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수요 몰린 회사채 시장…금리 낮춘 기업들 '방긋'
KT·이마트·포스코·LGU+ 등 희망금리밴드 하단 밑도는 금리로 증액 발행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9일 18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연초 회사채 시장에 대규모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발행에 나선 기업들이 조달금리를 대폭 낮출 수 있게 됐다. 투자수요를 확인한 기업들은 앞다퉈 자금조달 채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이마트·포스코·LG유플러스 등 새해 첫주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기업들은 각각 제시한 희망금리밴드 하단을 밑도는 금리로 증액 발행을 확정했다.


KT(AAA/안정적)는 오는 12일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앞서 발행조건을 개별민평금리 대비 ▲2년물(-50bp) ▲3년물(-56bp) ▲5년물(-61bp) 등으로 확정했다. 당초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포인트)를 희망금리밴드로 제시했던 KT는 밴드 하단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금리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이마트(AA/안정적)의 가산금리 수준도 ▲2년물(-40bp) ▲3년물(-34bp) 모두 희망금리밴드(-30bp ~ +50bp)보다 낮았다. 포스코(AA+/안정적) 또한 확정된 가산금리 수준이 ▲2년물(-50bp) ▲3년물(-50bp) ▲5년물(-60bp) 모두 밴드 하단(-30bp)을 크게 밑돌았다. 희망금리밴드를 개별민평 대비 ±30bp로 제시한 LG유플러스(AA/안정적)도 ▲2년물(-55bp) ▲3년물(-65bp) ▲5년물(-71bp) 등으로 발행조건을 확정했다.


3년 단일물 발행에 나선 연합자산관리는 희망금리밴드 하단(-50bp)을 뚫고 내려가지는 못했지만, 가산금리를 -45bp로 크게 낮추는 데 성공했다.


회사채 수요예측 과정에서 조(兆) 단위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이들 기업들이 발행금리를 큰 폭 낮출 수 있게 됐다. 포스코 수요예측에서는 역대 최대 매수주문인 3조9700억원이 몰렸고, KT도 2조885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이마트는 1조1750억원, 연합자산관리는 1조200억원의 자금이 각각 몰렸다. 아직 발행조건을 확정하지 못한 LG유플러스(AA/안정적)도 지난 6일 수요예측에서 3조2600억원의 투자수요를 모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금리인상 사이클이 머지 않아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미국과 우리나라의 추가적인 금리인상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데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며 "우량한 기업들의 채권을 높은 금리에 살 수 있는 기회라는 인식에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경쟁적인 매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수요를 확인한 기업들은 분주하게 자금조달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날 롯데제과(1500억원)를 비롯해 한국투자금융지주(1500억원), 대상㈜(1000억원) 등 세 곳이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데 이어 이번주 현대제철(2000억원), CJ ENM(1700억원), GS에너지(1700억원) 등이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LG화학과 SK지오센트릭, SK가스, 호텔롯데, 롯데하이마트, 롯데렌탈, 신세계, 신세계푸드, 효성화학 등도 줄줄이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신용등급 AA급 이상의 우량기업들 위주로 회사채 시장에서 소화되는 모습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통상 AA등급의 강세가 지속되면 결국 가격 메리트가 남아있는 A등급 회사채까지 온기가 퍼져나간다"면서도 "경기둔화에 따른 실적 저하 등 A등급 회사채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어 온기가 파급되기에는 상당기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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