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증권사 인수냐 배당확대냐…선택은?
증권사 M&A 자본확충 필요···배당성향 전년 수준 유지 가능성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6일 16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초부터 증권사나 벤처캐피탈(VC) 등 인수·합병(M&A)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M&A에 투입하는 자금과 타 금융지주 대비 낮은 자본비율을 감안하면 2022년 배당성향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증권·보험·VC 등 지난해 시장이 불안정해 보류해 온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현재 인수를 진행 중인 VC뿐만 아니라, 증권사 인수를 매년 1순위 과제로 꼽아 왔다. 그러나 무게감 있는 증권사 인수를 위해서는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태다.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중형 증권사의 경우 자본 소요가 될 수 있는데, 이는 자본확충을 연계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앞서 소형 증권사와 우리종금을 합병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지만, 리테일 기반을 갖춘 중형 증권사 인수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 왔다. 이를 감안하면 차후 매물이 등장할 가능성을 고려해서라도 자본 버퍼를 쌓아 둘 필요가 있다.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0.91%로, ▲신한금융(12.66%) ▲KB금융(12.60%) ▲하나금융(12.85%)과 비교해 2%p 가까이 낮다. 감독당국 규제비율인 10.5%에 소폭 가까운 수치이기도 하다. 4분기에는 CET1비율의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을 확대하는 고환율 요인이 다소 해소됐지만, 크게 증가한 기업대출은 여전히 자본건전성을 낮출 수 있는 우려 요인이다.


이처럼 자본비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M&A를 추진하게 되면서 우리금융이 배당성향을 확대하는 대신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이 안정적인 배당성향 등 일관된 배당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예년보다 배당을 축소하지는 않겠지만, 배당성향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배당성향은 최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을 감안해도 2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보통주자본비율이 11%인 상황에서 회자되고 있는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 가능성이나 중장기적으로 추진 중인 증권사 M&A를 감안하면 성장에 자본이 쓰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도 앞서 자본 활용 정책에 있어 주주환원보다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더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성욱 CFO는 지난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위해) 자사주 매입도 필요하면 하겠지만, M&A에 더 치중해서 자본을 활용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중장기적인 배당성향 확대 기조는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지난해 우리금융 당기순이익이 3조32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 수준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얼라인파트너스가 우리금융을 비롯한 7개 은행지주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요구하면서 우리금융 주주들이 배당과 관련해 어떤 의견을 모을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3분기 말 우리금융 주요 주주는 ▲우리사주조합 9.48% ▲국민연금공단 7.86% ▲노비스1호유한회사(IMM PE) 5.57% ▲유진PE 4% ▲대만 푸본생명 3.97% ▲한국투자증권 3.77% ▲키움증권 3.73% 등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