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리스크 점검]
현대엔지니어링
차입금 의존도 0.45%…사실상 무차입
③ 부채비율 80.4%·보유 현금 1.6조…도신규 효과 '톡톡'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6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설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탄탄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이자 지출이 거의 없는 무차입 경영에 가깝다. 1군 건설사 내에서도 최상위권의 재무안정성이다. 이는 향후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를 위한 사전 작업과도 무관치 않다. 건설사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을 때 높은 순자산 비율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여타 대형 건설사에 비해 재무 안정성이 우수한 편이다. 낮은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 풍부한 현금성 자산이 이를 증명한다.



◆ 경기침체 접어들자 차입금 대부분 상환 


연도별로 살펴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부채비율은 2019년 80%에서 2020년 65%, 2021년 67%로 100% 이하를 꾸준히 유지 중이다. 가장 최근인 2022년 3분기 부채비율도 80%로 집계됐다. 2021년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건설업종 평균 부채비율은 105%이며 현대엔지니어링은 같은 연도 기준 약 40%포인트가 낮다. 최근 3개년 평균으로 비교해도 대형 건설사는 106%인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71%에 불과했다.


차입금의존도도 동종업계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는 차입금이 자산 대비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차입금의존도는 2019년 3.2%에서 2020년 2%, 2021년 1.9%로 꾸준히 하락 중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집계된 차입금의존도는 0.45%로 사실상 무차입에 가깝다. 2021년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의 건설업종 평균 차입금의존도는 18.32%로 현대엔지니어링과 차이가 크다.


총차입금의 변동상황을 살펴보면 2019년 2391억원에서 2020년 1642억원, 2021년 1601억원으로 꾸준히 줄어들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된 총차입금은 307억원으로 경기침체에 접어들자 오히려 차입금 대부분을 상환해버렸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꾸준히 1조5000억원 이상을 유지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현금성 자산은 2019년 2조3981억원에서 2020년 2조3073억원, 2021년 2조6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조6610억원으로 확연히 감소했지만 단기금융상품을 줄이고 현금의 자체 보유량은 더 늘리고 있다.


특히 현금성 자산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총차입금을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채무상환부담은 거의 없는 상태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대부분의 건설사가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재고자산 비중 1.6%에 불과…연내 IPO는 안갯속


현대엔지니어링은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재고자산의 비중도 높지 않다.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의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7%에 불과하다. 가장 높았던 2019년에도 4.4%에 그쳤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자 상당수 건설사들이 재고자산회전율이 줄어드는 것과 반대로 현대엔지니어링은 오히려 빨라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019년 19회에서 2021년 57회로 크게 늘었지만, 같은 기간 동종업계는 9.2회에서 6.2회로 감소했다. 플랜트산업이 많은 엔지니어링 전문회사의 특성상 재고관리의 효율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미분양 리스크를 짊어지는 주택사업과 달리 플랜트의 경우 한번 수주를 하면 설계·조달·시공(EPC) 모든 부분을 책임지며 발주자에게 바로 설비를 인도하기 때문에 재고관리가 수월하다.


이처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한 것은 지난 3년 간 현대엔지니어링의 재무를 맡아온 도신규 전 재경본부장(전무)의 스타일도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자동차에서 재무담당으로 경력을 쌓아온 도 본부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 성공이라는 특명을 받고 넘어온 인물로 알려졌다. 도 전 본부장은 기업의 차입을 최소화한 순현금 기조를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는 IPO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평가 받을 때 수익률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에 집중하는 편이다. 건설사는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 중심의 고정자산이 평가액에서 큰 부분을 차지해서다. 이 때문에 IPO를 염두에 둔 현대엔지니어링은 이전부터 꾸준히 높은 수준의 순자산 비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IPO 전망은 어둡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우량한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익률 개선의 숙제가 남아있다"며 "현재 추가 금리인상과 투자심리 위축 등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아 연내 IPO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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