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KB라이프생명, '통합 생보사' 첫 맞대결
외국계 합병, 통합법인 출범…이영종 사장 vs 이환주 사장, 새 수장 취임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5일 17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이사(왼쪽)와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제공=KB라이프생명, 신한라이프)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생명의 통합 생명보험사 맞대결이 성사됐다. 올해가 맞대결이 벌어지는 첫 해인 데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과 이환주 KB라이프생명 사장이 새 수장으로 선임된 만큼 승기를 잡을 주인공에 더욱 관심이 몰린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이 이달 공식 출범하면서 KB금융과 신한금융의 통합생보사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라이프, 오렌지라이프 합병, 자산 70조원 업계 4위


신한금융은 비은행부문 사업 강화를 위해 2019년 1월 외국계 보험사였던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을 인수했다. 기존 생명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와 오렌지라이프를 합병해 시너지를 내려는 계획이었다. 당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각자 30조원대 자산을 보유한 중형 생보사였는데 합병에 따라 60조원에 이르는 자산을 보유한 대형 생보사로 거듭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 후 1년반 가량이 지나서야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를 출범했다. 합병 과정에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전산통합작업이 지연되기도 했으며 두 회사 사이 직급 및 임금체계 등 차이가 있었던 탓에 그에 따른 내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2021년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법인인 신한라이프가 공식 출범했다. 신한라이프는 70조원에 육박하는 자산규모를 자랑하며 출범과 동시에 국내 생보업계 4위로 직행했다.


◆KB라이프생명, 푸르덴셜 인수…자산 35조 업계 8위


KB금융 역시 비은행 강화를 위해 2020년 4월 외국계 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을 품었다. 이후 2년 반가량의 준비작업을 거쳐 지난 2일 KB라이프생명을 공식 출범했는데 신한금융이 통합생보사 출범까지 1년6개월가량을 소요한 것과 비교해 더 오랜 시간 통합법인 출범을 준비했다. 앞서 신한라이프 출범 과정에서 노사 갈등 등이 불거지며 크고 작은 잡음이 있었던 만큼 KB금융으로서는 매끄러운 조직 융합에 더욱 공을 들인 것으로 불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자산규모는 2022년 3분기 기준 각각 25조818억원, 10조1804억원이다. KB라이프생명은 35조원대의 자산을 보유해 국내 생명보험업계 자산규모 기준 8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자산 규모만 놓고 보면 합병 이후에도 KB라이프생명의 몸집은 신한라이프의 절반가량에 그친다. KB금융과 신한금융 사이 통합생보사 맞대결은 성립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는 정도의 격차다.


하지만 기존 KB생명의 자산이 신한생명의 3분의 1에 불과했던 데다 신한라이프 출범 이후에는 6분의 1 수준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KB금융으로서는 인수합병을 통해 신한금융을 부지런히 따라잡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통합 전 KB생명의 시장지위가 생보업계 중하위권에 그쳤던 데 비하면 인수합병을 통해 상위권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 통합조직 연착륙 과제…생보업계 톱3 진입 목표


신한금융과 KB금융은 비은행사업 강화를 위해 각각 외국계 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와 푸르덴셜생명을 품은 뒤 각각 통합 법인인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생명을 출범했다. 신한금융은 2019년 1월에, KB금융은 2020년 4월에 각각 오렌지라이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했지만 통합법인은 1년 반~ 2년 반의 준비기간을 소요한 끝에 출범했다.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생명 모두 국내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와 외국계 보험사가 결합해 탄생하게 된 만큼 조직문화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이에 통합 이후 조직문화 차이에서 오는 진통을 줄이기 위한 준비작업을 거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라이프가 2021년 7월 출범했고 올해 1월 KB라이프생명도 공식 출범하면서 신한금융과 KB금융의 통합생보사의 영업경쟁이 본격화됐다. 두 회사 모두 안정적 조직 융합을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던 만큼 통합법인의 연착륙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KB라이프생명의 초대 대표이사에 오른 이환주 사장은 지난 2일 통합법인 출범 기념식에서 2030년까지 업계 3위 보험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 신한라이프 대표이사에 오른 이영종 사장도 생보업계 2위권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다.


특히 올해부터는 IFRS17(K-IFRS 제1117호 보험계약)과 K-ICS(신지급여력제도)가 도입돼 보험업계에 큰 변화가 예고된 상태다. IFRS17은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도록 한다. 수익 인식 역시 현금주의 대신 발생주의를 따른다. K-ICS는 자본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해 리스크를 정밀하게 측정한다.


새로운 회계기준이 도입되는 데 따라 보험사의 수익인식 기준 역시 바뀌게 된다. 일례로 IFRS17 도입에 따라 기존에 수익으로 인식했던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잡힌다.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높은 대형 보험사일수록 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한 수익 감소 및 부채 증가 등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업계 빅3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회계기준 변경은 업계 판도를 바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환경이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생명 가운데 더 먼저 매끄러운 조직 융합을 이루는 곳이 합병 시너지에 힘입어 돋보이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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