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
한화솔루션
좁아진 태양광 내수시장, 대안은 미국
③ 수출비중 83%로 늘어, 미국 시장이 절반 이상
미국에 모듈 공장 보유, IRA 발효로 수혜 예상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5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최근 정부가 원자력 발전에 힘을 싣는 반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줄이면서 한화솔루션도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해외 시장, 그 중에서도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최근 미국을 포함한 해외매출 비중은 80%를 넘을 정도다. 



해외 시장을 택한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부문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2조695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조2853억원으로 10.4% 성장했다. 이 기간 동안 눈에 띄는 변화는 수출이 크게 늘어난 반면, 내수는 오히려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수출 매출은 2020년 1조424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조9189억원으로 34.7% 늘어났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68.81%에서 83.97%로 증가했다. 이에 반해 내수 매출은 6454억원에서 3663억원으로 3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 비중도 31.19%에서 16.03%로 쪼그라들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수출 매출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의 태양광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7개 발전소를 판매하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태양광 사업의 주무대가 사실상 국내가 아닌 미국으로 봐야 하는 셈이다. 


◆ 미국서 태양광 시장점유율 '3년 연속' 1위


2021년 미국 태양광 시장 점유율. (자료=우드맥킨지)

한화솔루션은 국내에서 태양광 소재부터 발전소까지 전반적으로 다루는 유일한 회사다. 회사는 태양광 사업을 크게 2개 부문으로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셀·모듈 생산과 발전소 시공 및 판매 사업 등이다. 


태양광 산업의 가치사슬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시스템'으로 이어진다. 이 모든 공정을 수직계열화한 기업도 있고, 특정 부문에 집중하는 기업도 있다. 폴리실리콘 생산 및 공급을 업스트림이라고 부르며, 시스템을 적용해 실제로 발전하는 단계가 다운스트림이다. 중간 부분은 미드스트림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발전의 미드스트림에 해당하는 잉곳·웨이퍼·셀·모듈 생산부터 개인 주택·상업 시설·대형 발전소에 이르는 다운스트림 분야의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독일, 중국, 한국 및 말레이시아에는 4개국 R&D 네트워크와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에 생산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유럽, 북미, 남미, 아시아, 중동 등을 망라하는 전 세계 40개국 이상의 영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전력거래, 상업용, 정부 및 주택 시장에 양질의 서비스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2021년에 미국 주거용과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모두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업인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포함되는 한화큐셀은 2021년 미국 주거용 모듈 시장에서 24.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4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미국 상업용 모듈 시장에서도 20.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미국 태양광 시장은 바이든 정부의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에 힘입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1년 9월 미국 에너지부는 2021년 기준 약 4%에 불과했던 태양광 발전 비중을 오는 2035년까지 40%로 확대하겠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연방 정부뿐만 아니라 뉴욕 주, 로드 아일랜드 주 등 미국의 주 정부들도 태양광 발전기 설치에 대해 세금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태양광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우드맥킨지 역시 2021년에 신규 설치한 태양광 발전 용량을 전년 대비 19% 증가한 총 23.6GW(기가와트)로 집계하며 사상 최대치라고 발표했다.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한화큐셀이 수년째 1위를 유지하는 데에는 주력 제품군인 '큐피크 듀오(Q.PEAK DUO)'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큐피크 듀오 시리즈는 한화큐셀의 고유 기술인 퀀텀 듀오 Z(Q.ANTUM DUO Z) 기술을 적용해 태양전지 사이의 간격을 줄이고 모듈의 출력을 최대화한 제품이다.


한화솔루션은 2021년 최대 출력 590Wp(와트피크)인 '큐피크 듀오 G11'을 출시하며 기존 제품 대비 출력을 100Wp 이상 높이는 등 고효율 모듈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해왔다. 또한 '올블랙(All-Black)'으로 제작한 '큐피크 듀오 블랙' 모듈을 미국에서 선보이며 심미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주거용 시장에서 고객 만족을 높였다.


회사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품질 검사 기준보다 최대 3배 혹독한 기준으로 품질 관리를 진행했다. 세계적 검증 기관인 티유브이 라인란드(TÜV Rheinland)의 태양광 모듈 품질 검사 인증을 업계 최초로 획득하는 등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높은 신뢰성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에는 글로벌 태양광 전문 검증기관인 피브이이엘(PVEL)이 실시한 '태양광 모듈 신뢰성 평가(PV Module Reliability Scorecard)'에서 6년 연속 '톱 퍼포머(Top Performer)'로 선정됐다.


◆ 美 ESS 발전소 악시오나에 매각…4000억 규모 추정


지난해 큐셀은 미국 텍사스에서 개발하고 있던 발전소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단지 7개를 스페인의 재생에너지 개발 및 민자발전사업(IPP) 기업 악시오나에 매각했다. 악시오나는 개발 완료 후 ESS 단지를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전력이 저렴할 때 ESS에 저장했다가 전력 가격이 올랐을 때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부터 오는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완공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매각 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프로젝트의 설비 규모(총 2.4GWh·국내 100만명이 하루 사용할 수 있는 전력)를 고려하면 매각 금액이 4000억원에 가까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한화솔루션이 ESS 사업을 시작한 후 가장 큰 거래다. 프로젝트의 설계·조달·시공(EPC)까지 한화솔루션이 수주하면 관련 매출이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에서도 역대 최대 금액의 ESS 프로젝트 매각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에너지 기자재 공급을 넘어 ESS사업 개발, 자금 조달, EPC를 아우르는 종합 사업자로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호주 멜버른에 설치된 한화솔루션 태양광 모듈. (제공=한화솔루션)

회사는 호주 ESS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그동안 한화큐셀은 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 독일 등 유럽 지역에서 태양광 모듈과 솔루션을 집중 판매해 왔는데 올해에는 호주 시장까지 영업망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글로벌 마케팅본부 등에 핵심 인력 충원을 주문했다. ESS 핵심 부품인 배터리는 삼성SDI가 공급한다. 


큐셀이 호주 ESS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현지 가상발전소(VPP)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VPP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 다양한 분산에너지원을 연결·제어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호주는 세계 최대 규모의 VPP를 조성하는 등 VPP 구축 선도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화큐셀은 호주 VPP 시장이 커질수록 핵심 기자재인 ESS 공급 또한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 태양광 인버터, ESS, 에너지 모니터링 서비스 등을 결합한 통합 에너지솔루션 '큐홈코어'를 호주에서 출시했다.


한화큐셀은 큐홈코어에 포함된 인버터의 경우 협력사로부터 일부 공급받고 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신규 사업에 적극 진출할 것"이라면서 "세계적으로 VPP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이와 연계해 ESS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 분기점은 '미국 비중 확대'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은 미국 시장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 기조 변경으로 한국 태양광 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시장 판매를 염두에 뒀던 물량도 해외로 판로를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화솔루션의 한국 공장 제품 생산능력(Capa)은 4.5GW 수준이며 내년 탑콘(TOPCon·태양전지 기술) 증설 등으로 5GW로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탑콘 및 대형 웨이퍼용 태양광 셀·모듈 증설로 가동률이 낮아졌지만 올해 일부 개선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셀 효율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출하량인 8.5GW에서 올해 9~10GW 수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한화큐셀 공장. (제공=한화솔루션)

미국 공장의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조지아주 달튼시에 위치한 1.7GW(기가와트) 공장에 더해 미국 신규 모듈 공장의 증설(1.4GW)을 추가 건설 중이다. 신규 증설 중인 공장을 계획대로 올해 상반기 본격 가동한다면 미국산 모듈 생산능력은 총 3.1GW까지 상향된다. 미국 내 단일 사업자로 최대 규모이며, 추가 투자도 검토 중이다.


미국에 생산라인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미국 시장의 정치·경제적 환경과 맞물리면서 한화솔루션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판가와 디커플링, 지난해 6월 발효된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 Uyghur Forced Labor Prevention Act) 등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태양광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8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까지 발효되면서 오는 2024년부터 미국에 공장을 가동하고 현지에서 납품하는 한화솔루션의 수혜가 예상된다. 


현재 미국은 태양광 모듈을 동남아시아에서 80% 이상 수입하고 있다. 이중 지난해 12월 미국 상무부로부터 우회수출 판정을 받은 업체들은 2024년 6월부터 고율의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 앞으로 태양광 모듈을 우회수출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우회수출은 일반적으로 수출기업이 수입국의 반덤핑 규제나 상계 조치를 피하기 위해 완제품 대신 부품을 수출해 수입국 내에서 조립하거나 또는 제3국에서 조립해 수출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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