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판호 발급에 한숨 돌린 게임사들
한한령 해소 여부 두고 업계 내 갑론을박
이 기사는 2022년 12월 30일 15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수입 온라인 게임 승인 목록.(출처=중국국가신문출판서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효정 기자] 중국이 7개 한국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를 허가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실적 돌파구가 마련됐다. 한국을 향한 중국의 한한령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업계는 화색이다. 동시에 중국의 판호 허가 행보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공존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중국국가신문출판서는 120여개 게임에 대해 판호를 발급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 목록에 이름을 올린 게임들의 승인일은 12월 10일이다. 판호는 중국 게임 서비스 허가권을 뜻한다. 


관련 목록에 국내 게임 7종이 이름을 올렸다. ▲넷마블의 '제2의나라', 'A3: 스틸얼라이브' ▲카밤(넷마블 자회사)의 '샵 타이탄'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엔픽셀의 '그랑사가' 등이다. 국내 게임이 중국 외자 판호를 얻은 것은 지난 2021년 6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이후 1년 반 만이다. 2016년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대해 중국이 '한한령'을 선포한 뒤로 사실상 판호발급이 중단된 이후 다수 한국 게임이 판호를 받은 것은 6년여 만이다. 


이번 중국 외자 판호 허가는 최근 침체기를 맞은 게임사들에게 실적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넷마블의 모바일게임 '제2의나라: 크로스월드' 이미지. (출처=넷마블)

◆실적 반전 기회 잡은 넷마블...국내 게임사 중 최대 수혜


중국 정부의 판호 발급으로 가장 주목받은 곳은 넷마블이다. 자회사 게임까지 더해 3개 게임이 한꺼번에 중국 진출이 가능해졌다. 


넷마블은 다수의 중국 판호 확보로 실적개선의 기회가 생겼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적자 846억원을 기록하며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는 넷마블이 2023년은 실적 반전의 최고 카드를 들게 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넷마블 주가는 29일 17.74% 상승한 6만400원에 마감됐다. 


각각의 게임을 살펴보면 제2의나라는 지브리의 작화를 기반으로 한 MMORPG로, 출시 이후 애플 앱스토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일본에서는 애플 앱스토어 매출 3위, 대만에서는 매출 1위, 홍콩 매출 2위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권에서 흥행한 게임으로 중국 내에서도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 


A3: 스틸얼라이브 역시 국내 유저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게임이다. 출시직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인기 1위를 차지했다. 흥행 전례가 있는 게임 타이틀이 중국시장에서 성공한다면 넷마블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메이플스토리M 메인 이미지.(출처=넥슨)

◆ 중국 시장 더욱 강하게...넥슨, 스마일게이트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는 이미 중국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IP에 신작 IP까지 더해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를 한 층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넥슨은 자회사 네오플에서 개발 서비스하고 있는 '던전앤파이터'가 지난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해 여전히 중국 내에서 여전한 인기를 얻으며 연 매출 7000억~1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판호의 문이 열리며 대표 IP 메이플스토리를 모바일로 구현한 '메이플스토리M'으로 로 중국게임시장 공략에 나서게 됐다. 메이플스토리M은 지난 2016년 국내 출시 이후 지금까지 서비스되고 있다. 최근 메이플스토리M은 첫 번째 오리지널 캐릭터인 '시아 아스텔' 공개를 앞두고 있다. 


메이플스토리M이 중국 외자 판호를 발급받은 것은 넥슨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메이플스토리M에 이어 중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중국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출시 이후 많은 인기를 구가했던 만큼, 중국 게임시장 진출 시 넥슨의 효자종목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스마일게이트RPG의 PC온라인 MMORPG '로스트아크'. (출처=스마일게이트RPG)

크로스파이어로 중국 시장을 장악한 스마일게이트는 또다른 IP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을 중국시장에 차례로 추가하며 견고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게임을 중국 시장에서 이미 서비스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는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주력 게임 중 하나다.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이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만큼, 중국시장에서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엔픽셀이 개발한 게임 그랑사가 포스터.(사진=엔픽셀)

◆"2023년의 선물"...중국시장 진출로 재도약나선 엔픽셀


엔픽셀은 그랑사가가 중국 판호 발급을 받으면서 한 숨 돌리게 됐다.


엔픽셀은 배봉건·정현호 대표가 넷마블을 떠난 뒤 새롭게 설립한 게임사다. 회사 창립 뒤 그랑사가를 시장에 내놨지만 흥행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엔픽셀의 지난해 매출은 944억원, 영업손실 375억원을 기록했다. 엔픽셀은 최근 일부 인력을 감축하고 채용을 잠정 중단하는 등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위기 속에서 중국 시장 진출 호재가 발생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배봉건 엔픽셀 공동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엔픽셀 임직원분들이 고생이 많으셨는데, 2023년 좀 더 열심히 하라고 주는 선물처럼 느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한령 해빙기 기대감↑...신중론도 제기


일각에서는 중국의 판호 발급을 두고 6년간 지속되어 왔던 한한령이 해빙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반면 한한령 해제 시그널로 해석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한령 이후 국내 게임이 외자 판호를 받은 것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이번에는 여러 개의 게임이 한꺼번에 허가를 받은 점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 번의 판호 발급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될 수는 없겠지만, 업계 내에서 점차 중국 게임 시장 문호가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한한령 이후 이례적으로 여러 게임에 판호 발급을 허가했지만, 향후에도 이러한 기조가 계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을 향한 봉쇄 분위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보인다. 한한령 해제라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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