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리그테이블]
종합
'전통의 명가' 이름값…KB證·삼일PwC 2관왕
금리급등 여파 '돈맥경화' 확산…자본시장 급랭에도 빅딜 경쟁 치열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2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2022년 국내 자본시장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크게 위축된 한 해였다. 특히 하반기 들어 금리급등 여파가 자본시장 곳곳에 퍼지며 자금 조달 시장이 냉각됐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현금 유동성이 말라버린  '돈맥경화' 현상이 확산했다. 기업공개(IPO)가 예정됐던 곳들은 줄줄이 계획을 철회했고 회사채 발행시장은 미매각 사태가 빈번히 일어났다. 4분기 기관투자자들은 채권 평가손실을 우려해 '북클로징'(회계연도 장부 결산)을 서두르기도 했다.


2일 '2022년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자본시장 분위기가 악화한 가운데서도 부문별로 경쟁이 치열했고 전통의 강자들이 이름 값을 톡톡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KB증권은 IPO와 부채자본시장(DCM) 두 부문에서 대표주관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1분기 NH투자증권에게 역전당한 유상증자 대표주관 1위 자리는 뒤집지 못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를 공동주관했지만 NH투자증권은 솔루스첨단소재와 에코프로비엠 등 중형급 유상증자를 수임, 2위인 KB증권을 따돌리며 가장 강력한 적수임을 증명했다. 


인수합병(M&A) 자문시장에서는 삼일PwC의 활약이 돋보였다. 외국계를 비롯한 국내 경쟁 회계사와의 경쟁을 물리치고 재무와 회계자문 등 두개의 왕관을 거머쥐었다. 법률자문은 김앤장이 1위를 차지하며 독주체제를 이어갔다.


◆IPO 대표주관, KB증권 1위 수성



KB증권이 침체된 자본조달 환경에서도 공모금액과 수요예측 경쟁률의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여유 있게 1위를 수성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경쟁사들이 분전했지만 KB증권의 아성을 넘기는 힘들었다.


KB증권의 IPO 대표주관 건수는 8건이고, 금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38.38%에 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WCP 등 조 단위 초대형 대어들을 모두 잡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1월 LG에너지솔루션 IPO 한 건으로 2조8667억원의 실적을 쌓았고, 2조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WCP IPO를 통해서도 2160억원의 실적을 추가하며 2위 모건스탠리와의 격차를 벌렸다.


KB증권의 아성이 공고한 가운데 중위권의 순위 경쟁이 치열했다. 상반기를 5위로 마무리한 미래에셋증권이 하반기 쏘카와 윤성에프앤씨 IPO를 맡는 등 뒷심을 발휘하면서 순위를 끌어올려 3위에 안착했다. 4위는 수산인더스트리 IPO만으로 2000억원의 실적을 거둔 삼성증권이, 5위는 에이치피에스피와 범한퓨얼셀의 IPO를 주관한 NH투자증권이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은 SK쉴더스와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등 주관하기로 했던 대형 건들이 줄줄이 무산되며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유상증자 대표주관, NH투자證 IB명가 존재감 과시



NH투자증권이 조 단위 대형 딜부터 중소형 딜까지 종횡무진 활약하며 1위에 올라 'IB 명가'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유상증자 부문은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데, KB증권이 마지막까지 바투 추격했지만 NH투자증권이 선두의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총 2조4156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등 12건의 유상증자를 대표주관했다. 금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28.36%에 해당한다.


KB증권은 2조2716억원으로 근소한 차로 2위를 차지했다. 건수로는 KB증권(17건)이 NH투자증권보다 많았지만 대형 딜 주관에서 KB증권에 밀리며 고배를 마셨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1조8087억원으로 3위에,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4~5위에 이름을 올렸다.


◆DCM 대표주관, KB증권 vs NH투자증권 경쟁 치열



회사채 시장은 올해 금리상승으로 크게 위축됐다. KB증권은 총 7조4553억원의 주관 실적을 기록하며 IPO에 이어 DCM까지 2관왕을 차지했다. 이는 수요예측을 거쳐 발행된 일반 회사채(SB) 기준이다. 수요예측을 진행하지 않는 금융채, 자산담보부증권(ABS), 신종자본증권(COCO) 등은 집계예서 제외했다.


대표주관 수수료와 총 인수금액 부문에서도 이변 없는 1위였다. SK엔무브(옛 SK루브리컨츠)(3000억원)와 삼성물산(2500억원), 한화생명(2000억원), 메리츠증권(2000억원) 등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 대표주관을 맡았다. 롯데케미칼과 롯데렌탈, 롯데지주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발행을 대표주관하는 등 롯데그룹의 회사채발행도 독식하다시피 했다.


DCM부문에서도 NH투자증권과 경쟁 구도를 그렸지만 NH투자증권은 주관실적(6조7358억원)이 KB증권에 약 7000억원 뒤쳐지며 2위에 그쳤다. 3분기에는 NH투자증권이 KB증권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KB증권을 넘지 못했다. NH투자증권은 삼성물산과 한화손해보험(2500억원), 한화생명, KT(1800억원) 등의 회사채 대표 주관을 맡았다.


이어 한국투자증권(4조2170억원), 신한투자증권(3조1681억원), 삼성증권(2조9938억원)이 3~5위에 나란히 안착했다.


◆ M&A 재무자문…삼일PwC, 외국계 제치고 '왕좌'



국내 인수합병(M&A) 재무자문 분야에서는 삼일PwC가 경쟁자들을 제치고 왕좌를 획득했다.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는 물론, 경영권과 지분인수도, 부동산 등 다양한 딜에서 재무자문을 맡으며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주목할 점은 삼일PwC를 비롯한 삼정KPMG, 딜로이트안진 등 회계법인 빅3가 재무자문 강호인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들을 따돌리고 상위권에 나란히 포진했단 점이다.


삼일PwC는 올해 총 13조6455억원의 재무자문 실적을 쌓았다. 이는 잔금납입 완료 기준으로, 자문사가 2곳 이상일 경우 거래액을 자문사 수로 나눠 실적을 반영했다. 합작 자문은 제외했다.


삼일PwC는 약 160건의 거래 주관사를 맡았다. 대표적으로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딜을 비롯해 SK에코플랜트의 싱가포르 전기전자폐기물 전문기업 테스(TES Envirocorp Pte. Ltd) 인수 딜에서 인수자 측 자문을 단독으로 맡았다. 이 외에도 롯데지주의 미니스톱 인수 거래 매각 주관사와 군인공제회 도시개발사업 부지 매각, 하나금융지주와 SKT의 지분 스왑 거래 등 경영권 이전과 지분인수도, 합병 및 분할, 영업 및 자산양수도, 부동산 매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약을 펼쳤다.


삼정KPMG도 자문실적 10조4933억원으로 10조원이 넘는 실적을 쌓았다. 두산공작기계가 디티알오토모티브로 매각되는 딜에서 인수자측을 단독으로 맡아 2조원의 실적을 올렸고, 3분기에는 LS니꼬동제련 지분을 LS가 인수하는 거래(9331억원)에서도 1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쌓았다.


3위 딜로이트안진은 재무자문 실적 7조8229억원을 기록했다. 한샘을 IMM PE가 인수하는 1조5000억원대 딜을 단독으로 매각자 측 재무자문을 맡았다. 이마트 자산유동화 과정서 나온 이마트 성수점 매각 딜(1조2000억원대)도 자문을 맡았다.


M&A 재무자문 전통의 강자로 불리는 글로벌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총 7조5979억원으로 4위에 그쳤다. BoA메를린치, 크레디트스위스(CS), JP모간 등이 뒤를 이었다.


◆M&A 법률자문…김앤장, 빅딜 휩쓸며 부동의 1위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M&A 법률자문(잔금납입 완료 기준)에서 조 단위 빅딜을 휩쓸며 부동의 1위 행보를 이어갔다. 자문금액만 59조8761억원으로, 6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2위 세종(23조1195억원)과의 격차가 무려 30조원을 넘었다.


김앤장은 지난해 가장 규모가 큰 딜이었던 미국 브룩스오토메이션의 한국 자회사 한국브룩스오토메이션 및 브룩스오토메이션아시아를 매각하는 딜의 법률자문 제공으로만 3조50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 외에도 디티알오토모티브의 두산공작기계 인수 딜과 한앤코엑스칼리버홀딩수의 핸안코시멘트홀딩스 인수 등 조 단위 자문 딜이 즐비했다.


김앤장이 독보적 1위를 굳건히 한 와중, 세종과 광장이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였다. 세종은 23조1195억원으로, 광장(20조4443억원)을 2조6000억원대 차이로 따돌렸다. 이어 율촌(14조3억원)과 태평양(12조9017억원)도 약 1원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4위와 5위가 갈렸다.


◆M&A 회계자문…삼일PwC, 전통의 강자 이변 없어



삼일PwC가 25조9000억원(잔금납입 완료 기준)의 회계자문 실적을 쌓으며 1위를 차지, M&A 재무자문과 회계자문 두 부문에서 최고봉에 올랐다.


삼일PwC는 지난해에만 약 150건의 인수합병에서 자문사로 활약했다. 회계자문 전통의 강자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삼일PwC도 조 단위 딜의 자문을 도맡다시피 했다. 2조1000억원 규모의 대우건설 매각 딜을 비롯해 미국 화학회사 크레이튼(1조9000억원), SKC필름사업(1조6000억원), 한샘(1조5000억원), 테스(1조2000억원) 등 총 5건의 조 단위 딜에서 회계자문을 담당했다.


2위 삼정KPMG는 19조397억원으로 20조원에 육박했지만 삼일PwC에 약 6조원 뒤쳐지며 2위를 기록했다. 삼정KPMG는 총 100여건의 인수합병에 회계자문을 맡았다. 이어 딜로이트안진(17조8000억원), EY한영(9조3000억원)이 각각 3~4위를 차지했다. 5위는 회계법인 숲(3788억원)이 차지했지만 1~4위의 대형 회계법인과 큰 격차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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