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더니]
'제로백 4초' 슈퍼카급 SUV는?
재규어 F-페이스 SVR '실용성·성능' 다 챙겼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6일 16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설동협 기자] 개인적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 하면 '크기만 하고 느린 차'란 이미지가 떠오른다. SUV란 말 그대로 각종 야외 활동에 적합한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몸집이 커질수록 움직임도 둔해지기 마련. 이 같은 이유로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은 SUV를 마케팅할 때 '성능'보단 '공간'을 강조한다. 


그런데 이런 마케팅 흐름을 거스르는 업체가 하나 있다. 영국 스포츠카의 아이콘 '재규어'다. 재규어가 처음으로 만든 SUV 'F-페이스'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계승해 '성능'에 상당히 진심인 모습이다.


재규어 F-페이스 SVR 전면부. (사진=설동협기자)

#. 외형은 어때?


이번 모델은 1세대 'F-페이스(PACE)'다. 최고 트림(스페셜에디션)에 해당되는 F-페이스 SVR(Special Vehicle Ratings)'을 타고 약 300km를 달렸다.


먼저 외관은 재규어의 상징과도 같은 스포츠카 'F-타입'과 유사하다. 대체적으로 전면 그릴 모양과 범퍼 디자인이 상당히 닮았다. 차이점이라 한다면 전면부 헤드라이트 모양이 F-타입과 달리 '더블 J' 형태를 갖췄다. 그릴 하단부에 위치한 'SVR' 로고는 일반 모델과 차별성을 부각해준다.


측면부 21인치급 휠 또한 차량의 웅장함을 더해준다. 브레이크 시스템엔 대형 2p 캘리퍼(자동차의 패드를 디스크에 밀착시켜 앞바퀴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유압장치전)가 적용됐고, 타이어는 피렐리 피제로가 탑재됐다. 캘리퍼의 색상 또한 레드 컬러로 도색돼 있어 고성능 모델로서의 포인트를 줬다.


후면부는 전형적인 재규어의 패밀리룩을 따르고 있다. 마찬가지로 SVR 엠블럼이 부착돼 있어 차별 요소를 뒀다. 


재규어 F-페이스 SVR 측면부. 거대한 휠과 레드컬러 캘리퍼가 인상적이다. (사진=설동협기자)

#. 인테리어는?


차 문을 열면 외관 컬러와 대비되는 붉은 가죽 계열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특히 실내 곳곳에도 고성능 차량을 나타내는 요소들이 상하다. 통상적으로 레이싱카에 적용되는 '버킷시트'와 더불어 ▲SVR 전용 카펫 매트 ▲전용 스티어링 휠 ▲SVR 로고를 새겨 넣은 메탈 트레드 플레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재밌는 점은 고성능 차량임에도 편의 요소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 통상적으로 고성능 차는 편의 사양에 박한 편이다. 하지만 이 차량의 경우 각종 ADAS(첨단운전보조장치)는 물론,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서라운드 카메라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여기에 센터 글로브 박스에는 럭셔리 대형 세단에나 어울릴 법한 '냉장 기능'까지 들어가 있다. 


재규어 F-페이스 SVR 인테리어 전경. (사진=설동협기자)

다만 각종 편의 기능들이 대거 탑재된 탓인지 몸무게가 상당하다. 전장·전폭·전고는 4762x1959x1670mm다. 이에 따른 공차중량은 2133kg이다. 경쟁 모델로 꼽히는 포르쉐 '마칸GTS(공차중량 1975kg)'와 비교하면 약 150kg이나 더 나간다. 


#. 성능은 어떤데?


F-페이스 SVR은 5.0L V8 가솔린 엔진에 슈퍼차저 과급기가 탑재됐다.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71.4kg.m의 힘을 낸다. 미션은 자동 8단 변속기가 맞물렸다. 


구동방식은 올타임 AWD(4륜구동)다. 2톤이 넘는 뚱뚱한 몸무게를 갖고 있지만,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초면 도달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286km에 달한다.


F-페이스 후면부에 새겨진 재규어 로고. (사진=설동협기자)

#. 시승소감은?


이 차량의 진가는 초반 가속에서 느낄 수 있다. 슈퍼차저 특성상 저속부터 뿜어져 나오는 높은 토크 덕분에 치고 나가는 펀치력이 상당하다. 마치 비행기가 이륙 직전 달릴 때 몸이 뒤로 젖혀지는 듯한 속도감이 느껴진다. 


물론 드라이브 모드를 '노멀'로 둘 경우 초반부터 제어할 수 없는 힘을 뿜어내진 않는다. 전자식 액티브 디퍼런셜 시스템(E-LSD)을 통해 좌우 구동력을 조절해준다. 덕분에 평소 도심에선 적당한 힘을 내도록 각 바퀴에 적정한 토크 배분을 해줘 미숙한 운전자들도 충분히 제어가 가능하다.  


고성능 모델답게 '펀드라이브' 요소도 반영됐다. 패들시프트를 적극 사용할 수 있도록 기어 레버에 '자동모드(D) 외에도 '수동모드(S)'가 별도로 적용돼 있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한 뒤 액셀 페달을 밟을 경우 1단 기어만으로도 순식간에 시속 60~70km의 속도를 낸다. 변속 반응 또한 준수한 편이다. 패들시프트를 조작하면 지연 없이 즉각적으로 변속돼 운전자가 차량과 교감을 한 층 더 강화시킨다. 


이 차량은 사륜구동임에도 '오버스티어(앞바퀴 털림 현상)' 성향이 다소 있다. 오버스티어는 원하는 핸들 타각만큼 차량이 회전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곳에서는 시속 약 70km가량의 속도만으로도 오버스티어가 발생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고성능 모델치고 연비도 준수한 편이다. 시승을 마친 후 확인한 평균 연비는 리터당 약 7.8km다. 공인 복합 연비(8.2km/L)와 큰 차이가 없다.


재규어 F-페이스 SVR 후면부. (사진=설동협기자)

#. 그래서 얼만데?


재규어 뉴 F-페이스 SVR의 판매 가격(개별소비세 인하분 반영)은 약 1억3177만원이다. 경쟁 동급 모델인 포르쉐 마칸GTS의 시작가(1억1000만원대)와 비교하면 높아 보일 수도 있다. 다만 옵션을 적용한 마칸GTS라면, 반대로 재규어 뉴-페이스 SVR이 가격 경쟁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차량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크지만 빠른 차'다. 기존에 갖고 있던 SUV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하게 해 준 모델이다. 물론 SUV의 형태를 띤 만큼 실용성도 잡았다. 적당한 실용성을 갖췄으면서도 슈퍼카 수준의 성능을 원한다면 F-페이스 SVR이 대안이 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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