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하트 IPO 예열...'원히트원더' 과제 풀 열쇠는?
희망 기업가치 4조5000억원에 고평가 논란 조짐…'오딘' 단일 매출원이 최대 약점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5일 17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 (출처=카카오게임즈)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에 휩싸일 조짐이 보이고 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상장 이후 희망 기업가치로 최대 4조5000억원 규모를 산정했는데 이 몸값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9월 30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희망 공모가 밴드로 3만6000~5만3000원을 확정했다. 상장 예정 주식 수인 8490만1600주를 곱하면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희망 기업가치는 3조565억~4조4998억원 규모가 된다.


이 기업은 첫 개발작인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장기 흥행을 바탕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현재 오딘 외 매출원이 없다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 탄탄한 '오딘' 라이온하트 몸값 뒷받침


5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오딘은 10월 들어 국내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순위 1위를 탈환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9월 28일 첫 신규 클래스 '실드 메이든'을 추가하는 등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오딘의 장기 흥행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IP 게임 정도를 제외하면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다. 오딘은 2021년 6월 국내에 출시된 이후 매출순위 1위를 오랫동안 지켰다. 그 뒤에도 매출순위 2~5위권을 꾸준히 지키다가 이번에 다시 1위로 발돋움했다.


올해 3월 오딘이 '오딘: 신반'이라는 이름으로 대만, 홍콩, 마카오에 출시된 지 1개월 만에 매출 500억원을 거두기도 했다. 앱분석 서비스 앱애니에 따르면 출시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도 오딘은 대만에서 매출순위 27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딘은 2023년 일본을 시작으로 북미와 유럽에서도 서비스될 예정이다. 북미와 유럽에서 모바일 MMORPG는 인기가 비교적 낮다. 그러나 오딘이 서양에 친숙한 북유럽 신화 세계관을 채택한 데다 한국산 PC온라인 MMORPG '로스트 아크'가 글로벌 흥행한 전례도 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도 증권신고서에 "향후 북미와 유럽 지역에 진출할 때는 신규 PC버전 플랫폼 등을 추가로 론칭해 이용자 풀을 넓히면서 게임의 라이프사이클을 장기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희망 기업가치를 최대 4조5000억원 수준으로 매긴 점도 이해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올해 주식시장이 침체되기 전까지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기업가치가 5조원대로 평가된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몸을 사렸다는 것이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도 "오딘의 성공 신화를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 2325억원, 영업이익 2153억원, 영업이익률 93%에 이르는 성과를 거뒀다"며 "이를 기반으로 현재 자본시장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장친화적이고 합리적인 희망 공모가 밴드를 책정했다"고 강조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2023년 하반기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인 신작 '프로젝트 C'. (출처=라이온하트스튜디오)

◆ '원히트원더' 리스크는 숙제


다만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흥행 IP(지식재산권) 하나에 의존하는 게임사들의 '원히트원더' 리스크 역시 안고 있다. 전체 매출이 오딘이라는 게임 하나에서 나오는 만큼 오딘의 흥행 기세가 자칫 사그라지기라도 한다면 회사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사들이 원히트원더 리스크에 흔들리는 사례는 이전에도 종종 나타났다. '아이러브커피' IP의 흥행에 의존하던 파티게임즈는 2020년 9월 결국 상장폐지됐다. '킹스레이드' IP를 앞세워 상장했던 베스파 역시 추가 흥행작의 부재로 올해 2월 거래정지 대상에 올랐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역시 원히트원더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다. 이를 고려해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새로운 콘텐츠 업데이트를 지속하면서 오딘의 안정적 흥행을 뒷받침할 계획을 세웠다. 더불어 전체 3종의 신작 개발을 통해 추가 매출원 확보에도 나섰다. 


현재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신작은 전체 3종이다.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인 '프로젝트 C'는 오딘의 세계관을 활용한 게임이다. 그밖에 PC‧콘솔 루트슈터(RPG+FPS) 게임인 '프로젝트 S', 신규 IP의 MMORPG인 '프로젝트 Q' 등이다. 


다만 이 신작들이 나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프로젝트 C를 2023년 하반기에, 프로젝트 S를 2024년에, 프로젝트 Q를 2025년에 각각 내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3년 하반기까지는 오딘에 매출을 계속 의존해야 하는 셈이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역시 증권신고서에서 "특정 게임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신작 흥행 실패 및 오딘의 라이프사이클 장기화 실패로 영업수익이 감소하면 사업과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공모가액 산출에 적용한 비교 기업 6곳(엔씨소프트, 크래프톤, 펄어비스, 넷이즈, 액티비전블리자드, 넥슨)과 비교해도 원히트원더 리스크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비교기업 선정을 놓고도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나온다. 


넷이즈와 액티비전블리자드는 글로벌 게임사로서 다수 흥행 IP를 보유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역시 국내 대형 게임사 가운데 흥행 IP가 많은 기업들로 꼽힌다. 크래프톤과 펄어비스는 원히트원더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운영 중인 게임 수가 더 많다.


이와 관련해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관계자는 팍스넷뉴스와 통화에서 "오딘의 성공을 현금창출원으로 삼고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도 확보해 신작에 도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 성장의 발판을 쌓고 상장 이후 주주가치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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