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천사 찾는 동양생명
시가총액 뚝↓···최대주주 투자금 회수 '난망'
⑬흑자기조 장기화에도 몸값 저평가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4일 08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은 다사다난한 10년을 보냈다. 2011년 보고펀드로 최대주주가 바뀐 후 2013년 동양그룹 해체로 계열분리를 겪었다. 2015년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됐으나 모기업의 부실로 중국정부가 위탁경영을 맡았다. 2020년에는 중국 공기업 다자보험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현재 동양생명은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있다. 다자보험의 민영화 전후로 매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올해 저우궈단 전 타이캉보험그룹 부회장(CFO)을 새 대표로 선임하며 자산관리와 매출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팍스넷뉴스는 동양생명의 최근 영업실적과 재무현황 등 주요 경영지표를 토대로 그간의 성과와 향후 매각 전망 등을 분석한다.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수년 째 흑자 기조를 이어온 동양생명의 시가총액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다자보험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시장에서의 가치가 최소 1조원 중반대에 근접할 필요가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동양생명의 주가는 1주당 5530원이며, 그에 따른 시가총액은 8891억원이다.


동양생명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줄곧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동양생명의 시총은 1조698억원에서 시작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중 지난 4월 1조1246억원이 넘는 시총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는 듯 보였으나, 4개월여 만에 2300억원이 넘게 회사 가치가 급감했다.


동양생명의 주가가 약세로 돌아선 요인은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동양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8% 감소한 1053억원에 그쳤다.


주식 등 유가증권 매각을 절반 가까이 줄면서 이자율차손익(이차익)이 41.6% 가까이 감소했고, 파생상품 손실 발생으로 운용자산이익률도 3%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동양생명 측은 "지난해 1분기 반영됐던 주식 매각익 등 일회성 요인이 사라면서 상반기 순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실적 부진을 고려하더라도 23년째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는 동양생명의 주가가 다소 저평가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몇 년간 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수익성 개선하는 등 체질개선을 이루면서 이 같은 분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 역시 동양생명의 향후 사업 포트폴리와 전환에 따른 수익개선 등 기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른 목표주가를 현재 시세보다 최소 1000원 이상 높은 6700원에서 8600원까지 잡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손해율과 투자수익률이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사업비차손익 개선이 이어지면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신규 이원이 보유 이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므로 이차익 증가를 통한 수익구조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 역시 "금리 상승 영향으로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하며 투자손익이 감소했으나 하반기에는 다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사실 동양생명 입장에서는 향후 매각을 고려해 몸값 상승이 간절한 상황이다. 현재 동양생명은 최대주주인 다자보험이 중국 현지 매물로 나오면서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자보험이 팔릴 경우 우량 계열사인 동양생명도 매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6월 중국보험보장기금과 중국석유화학공사는 베이징 금융자산거래소를 통해 다자보험그룹 지분 98.78%를 매각하겠다고 밝히며 민영화를 추진했다. 최대 주주인 다자보험그룹이 민영화되면 지배구조가 변동할 가능성도 커지기에 동양생명 매각설도 함께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다자보험이 본격적으로 동양생명의 매각 절차를 진행하려면 예상 매각가가 최소 1조5000억원은 돼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 2015년에 1조1000억원에 57.5%의 지분이 중국 다자보험(당시 안방보험)에 매각됐다. 이후 다자보험은 2017년에 5283억원의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더 넣었다.


당시 최대주주가 유상증자를 하게 된 배경은 2017년 초 벌어진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이다. 중국 안방보험에서 동양생명을 매수한지 2년 만에 육류담보대출 사기가 불거졌고 이로 인한 자본적정성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결론적으로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에 약 1조6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진행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다자보험 측의 지분인 75.3%의 가치는 현재 동양생명의 시가총액 기준 약 6695억원에 그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1조6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지분가치는 반토막도 안되는 셈이다. 현재 동양생명의 지분구조는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42.01%로 최대 주주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다자보험의 자회사 안방그룹 홀딩스 33.33% 등이다.


결국 지금까지 다자보험이 배당금으로 약 2400억원을 회수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소 1조5000억원 이상의 매각가를 확보해야 다자보험도 원금회수 수준에서 매각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 최대주주인 다자보험이 중국 정부가 공적자원을 투입한 구제금융회사인 만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때 매각에 착수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동양생명의 펀더멘털 개선 후 지분가치가 1조원 수준까지 상승한다면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해 매각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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