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문지민 기자] 코스닥 상장회사 ES큐브 매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인수대금 납입 일정이 수차례 연기되는 등 '계약 무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자금 미납으로 매각이 한차례 불발된 이력이 재조명 받으며, 이번 딜도 원만하게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ES큐브의 최대주주인 '지에프금융산업제1호'는 브락사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지난 4월 26일 체결했다. 브락사가 '지에프금융산업제1호'로부터 ES큐브 지분 32.19% 및 경영권을 총 65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이다. 계약금 30억원은 당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계획된 자금납입 일정이 수차례 연기되며 매각 프로세스는 사실상 멈춰 있는 상황이다. 최초 계약에서는 중도금 320억원을 6월 27일 지급하고, 7월 20일까지 잔금 300억원을 납입키로 했다. 하지만 중도금 납입 예정 당일에 ES큐브는 중도금 일정을 없애고, 잔금 620억원을 7월 21일까지 지급받는다는 내용의 정정 공시를 냈다. 인수측 신규 임원진 통지 예정일도 잔금일로 조정됐다.
잔금 납입 일정은 이후 한 차례 더 연기됐다. 정정된 납입 예정일(7월 21일)에 ES큐브는 또 다시 정정 공시를 내고, 잔금 납입일을 8월 19일로 미룬다고 밝혔다. 여기에 8월 5일까지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과 더불어 해지시 계약금 및 일부 예치금을 브락사에 반환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시장에서는 중도금 납입이 무산되고 잔금 납입 일정도 잇따라 연기되자 계약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계약 종결 전 선임키로 한 신규 경영진 추천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계약 무산' 전망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ES큐브는 앞서 유사한 사유로 한 차례 매각 실패한 선례가 있다. '지에프금융산업제1호'는 지난 3월 13일 '앰버캐피탈코리아'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ES큐브 지분 32.19% 및 경영권을 총 650억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이다. 당시에도 수차례 납입 일정 연기를 거듭하다 결국 4월 18일 계약금 일부 미납 및 자금증빙 미이행을 사유로 계약을 해지했다.
한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는 "ES큐브 매각은 관련 계약 공시만 났을 뿐,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며 "자금 조달 및 납입 부문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정만 계속 밀리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든 계약 해지가 발표될 수 있는 분위기"라며 "딜이 무산되면 계약금 등은 전액 반환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977년 설립된 ES큐브는 텐트제조업체로, 지난해 3월 사명을 기존 라이브플렉스에서 현 상호로 변경했다. 지난해 매출 1258억원을 올렸으며, 영업이익 2억8300만원, 당기순이익 54억원을 기록했다.
ES큐브를 인수키로 한 브락사는 지난 2017년 설립됐다. 이종철 JC파트너스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경영컨설팅업을 영위하며, 등기상 자본금은 1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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