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사라진 BBIG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주 톺아볼 때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0일 07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픽사베이)


[공도윤 딜사이트S 부국장] BBIG가 사라졌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액티브운용 역량을 높이겠다며 'TIMEFOLIO BBIG 액티브 ETF' 명칭에서 BBIG를 빼고 'TIMEFOLIO 이노베이션액티브 ETF'로 바꿨다.


BBIG는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산업을 뜻하는 영어 단어의 앞글자를 딴 용어다. BBIG의 투자가치는 'KRX BBIG K-뉴딜지수'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9월7일 처음 발표한 BBIG지수는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비전을 담아 각 산업 시가총액 상위 3개 종목씩 총 12개 종목을 담았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NAVER, 삼성SDI, 카카오, 셀트리온,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대표 성장주가 주인공이다.


타임폴리오운용은 BBIG를 ETF명에서 빼면서 "투자 범위를 확대하기 위함"이라고 했지만 업계는 BBIG 산업의 저조한 주가 흐름 또는 인기 하락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냈다. 이는 비단 국내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팬데믹 기간 글로벌 주식시장을 주도했던 성장주가 올해들어 급락세다. 비관적인 투자전문가들은 '2000년대 IT버블 붕괴를 떠올리게 한다'며 아우성이다. 이런 흐름 탓에 일부 투자자는 BBIG의 퇴거는 버블 붕괴 직전의 탈출 신호가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타깝게도 최근 6개월간(8일 기준) KRX BBIG K-뉴딜지수 수익률은 마이너스(-) 27.90%다. 산업별로 보면 ▲KRX 2차전지 K-뉴딜지수(-11.44%) ▲KRX 바이오 K-뉴딜지수(-21.08%) ▲KRX 인터넷 K-뉴딜지수(-39.13%) ▲KRX 게임 K-뉴딜지수(-35.50%)는 더 처참하다.


주가 탓일까?(그런 것 같지는 않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뉴딜'도 색이 바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등장 후 금융위원회는 부서명에서 '뉴딜'을 빼, '금융정책국 뉴딜금융과'를 '지속가능금융과'로 바꾸었다.


슬그머니 사라진 BBIG와 뉴딜은 주식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팬데믹 구간의 엄청난 유동성 공급은 자산시장의 거품을 만들었고, 1982년 이후 40년 만에 발생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은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 정부의 긴축정책은 금리인상으로 기업의 투자를 막고 성장주에 제동을 걸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투자업계는 기업의 평가 잣대를 PSR(주가매출비율)에서 PER(주가수익비율)로 바꾸고 그간 반짝반짝 빛났던 유니콘 기업에게 '고밸류'란 꼬리를 덜컥 채웠다.


팬데믹 기간 동안 주식시장을 리드해온 주도주의 거품붕괴 논란에 투자자는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함껏 움츠러든 투자 심리에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1월 70조원대 규모에서 5월 57조원대로 급감했다. 하지만 정작 전문가들은 투자수익률만 쫓으려는 투자자의 행태를 우려한다.


유동성 거품으로 미래 가치에 비해 기업의 주가가 과도하게 평가 받았고,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기업 실적이 점점 타격을 받는 범위가 늘고 있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때 현재의 시그널이 특정 산업의 쇠락이나 기업의 펀더멘탈 훼손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기업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돈을 벌고 있다면, 현재의 거품 붕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좋은 기업을 솎아낼 수 있는 기회지 않을까. 새롬기술, 메디슨, 삼보컴퓨터, 하나로통신, 라이코스, 아이러브스쿨은 사라졌지만 네이버, 카카오는 살아 있음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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