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두산건설 우선매수권 확보
매각 성공 위해 FI들에게 유리한 조건 제시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4일 15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두산건설 경영권을 사모펀드에 넘긴 두산중공업이 이를 다시 사들일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산건설이 두산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가져오긴 했지만 여전히 그룹 오너들의 애착이 남아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큐캐피탈 컨소시엄에 합류한 재무적투자자(FI) 관계자는 24일 "투자금 회수는 당연히 두산건설 M&A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며 "우선매수권을 가지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다시 두산건설을 사들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두산중공업이 실제로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두산건설은 2009년 일산 주상복합아파트인 '두산위브더제니스'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면서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후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을 통해 두산건설에 흘러들어간 자금만 2조원이 넘는다.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시(두산건설 홈페이지 발췌)

결국 두산그룹의 위기로 전이되면서 애지중지하던 두산건설의 매각을 지난해부터 추진하긴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두산그룹 측에서 두산건설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등 매각 의지가 약하다는 얘기가 흘러어나오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 오너 중 상당수가 필수적으로 근무하며 거쳐 간 곳이 두산건설"이라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역시 두산건설 대표이사를 맡았을 정도로 두산건설 애착이 강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에는 두산그룹도 두산건설 매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매각을 추진했다고 한다. FI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두산그룹 측에서 최대한 빨리 두산건설과 그룹의 연결고리를 끊어놓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며 "두산건설 매각을 완료해야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이 종료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산건설 매각을 성공시키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FI들에게 상당히 좋은 조건이 제시됐다"며 "다수의 FI들이 이번 딜에 참여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두산건설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한 더제니스홀딩스 유한회사에는 위탁운용사(GP)인 큐캐피탈파트너스를 비롯해 신영증권PE, 유진자산운용, 우리PE,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두산그룹은 두산건설 매각의 목적을 자금회수가 아닌 경영정상화로 설정했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지분을 파는 것이 아닌, 두산건설의 신주를 발행해 큐캐피탈 컨소시엄이 인수하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구조는 매각대금이 두산건설로 흘러 들어가게 해준다. 


큐캐피탈 컨소시엄은 유상증자를 통해 2500억원, CB 인수를 통해 400억원 등 총 29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자금은 고스란히 두산건설의 부채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운영자금 확보를 통한 투자여력 제고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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