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M&A
현대重 컨소, 우선협상자 선정…인수 초읽기
DICC 우발채무 해결·기업결합심사 통과 등 숙제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0일 17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KDB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든 현대중공업그룹은 본입찰에서 함께 경쟁한 유진그룹에 승리하면서 최종 인수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두산그룹은 10일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낙점했다고 밝혔다. 양 측은 향후 2~3주간 추가적인 실사와 협상을 거쳐 연내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과 막판까지 경쟁을 펼쳤던 유진그룹 역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재무적 여력과 사업시너지 등 종합적인 부분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이 인수를 위해 써낸 입찰가격은 약 8000억원 전후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최종적으로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에 안기까지는 남은 변수도 적지 않다. 특히 중국법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에 따른 우발부채 문제는 인수를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 주식 매매대금 지급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재 2심까지 완료한 재판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상고를 제기하며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2심 판결에서 법원은 FI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판결에서도 결과가 뒤집히지 않는다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재무적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 20%를 약 7000억~8000억원에 사들여야 한다. 이는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려는 기업에게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두산그룹은 지난 9월 예비입찰 당시 해당 우발채무를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표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해결방안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계약 시점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이번 매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향후 기업결합심사 통과도 관건이다. 기업결합심사는 두 기업의 합병으로 독과점 우려가 있을 경우 경쟁당국들이 이를 살펴보고 승인하는 것이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기업결합심사 영향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와 더해져 국내 건설기계 시장점유율이 50% 전후까지 올라간다. 특히 양사 모두 강점을 가진 중대형 굴삭기 시장만 떼어놓고 보면 점유율은 70% 수준까지 치솟는다. 사실상 국내시장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셈이다. 아울러 전세계 시장점유율도 4.5%까지 높아져 5위권 기업인 볼보건설기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다만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건설기계산업의 경우 수입제한이 없어 가격결정권이 수요자에게 있고 전세계 선두권 업체에 비해 양사(현대건설기계, 두산인프라코어)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이지 않기 때문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결합심사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최종 인수에 기업결합심사가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잠재적 변수로는 GS건설 컨소시엄이 추후 다시 인수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본입찰 직전까지만 해도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과 함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하지만 촉박한 실사기간과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우발채무 문제 등으로 본입찰에는 불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GS건설 컨소시엄은 본입찰과는 별개로 두산인프라코어 실사는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인수를 위해 제공받았던 기초자료들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매도자 측과의 추가적인 질의응답을 통해 자체적인 실사를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는 본계약 체결 이전에 재차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GS건설의 추후 참여 여부에 따라 경쟁구도와 매각가격이 변동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해 매각할 계획이다. 인적분할을 통해 두산밥캣을 거느린 투자회사는 두산중공업과 합병시키고 사업회사만 매각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번 매각 대상에서 두산밥캣은 제외되며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36.27%(7550만9366주)의 인프라코어 지분만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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