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청약대박에 中텐센트 '조용한 미소'
핵심주주 대부분 텐센트 자금 수혈…게임생태계 새판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2일 12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이나조이2019에 참가한 카카오게임즈 부스 전경. (사진=팍스넷뉴스DB)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기대주로 주목받는 카카오게임즈가 공모 청약 초대박 흥행돌풍을 일으키면서 중국 거대 게임사 텐센트가 조용히 미소 짓고 있다. 


텐센트는 넷마블과 함께 카카오게임즈의 공동 2대주주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직접 투자한 건 외에도 측면지원한 부분도 상당하다. 게임업계에서는 공통적으로 카카오게임즈 상장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는 기업으로 텐센트를 꼽고 있다. 


◆ 텐센트 연합군, 2년 전 첫 상장 도전 앞두고 1300억 자금 투입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한 차례 상장 도전에 실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2020년 화려하게 재등판했다. 그 사이 몸값도 두 배로 뛰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후 기업가치를 2조원대 이상으로 점치고 있다. 그 사이 전열을 가다듬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관련 종목의 인기가 높아진 사회적 분위기도 단단히 한몫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자연스레 이 회사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던 게임사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선 선의의 경쟁자지만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오르면 보유하고 있는 지분 가치도 동반 상승하기 때문이다. 


6월 말 현재 카카오게임즈 지분을 들고 있는 게임사는 ▲에이스빌(텐센트 자회사, 5.63%) ▲넷마블(5.63%) ▲스마일게이트홀딩스(1.15%) ▲액토즈소프트 홍콩(1.13%) ▲디안디안인터랙티브(액토즈소프트 관계사, 1.13%) ▲크래프톤(1.13%) 등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게임기업 ▲텐센트도 자회사 에이스빌PTE(5.63%)를 통해 카카오게임즈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스마일게이트는 거론된 회사들보다 6개월 먼저 카카오게임즈호(號)에 올라탔다. 2017년 9월 스마일게이트가 최대주주로 있던 지스윙이 마음골프(현 카카오VX)와 합병하고, 카카오게임즈에 피인수되는 절차를 밟으면서 자연스레 카카오게임즈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스마일게이트가 지스윙 인수에 들인 투자금은 약 215억원이었지만 스마일게이트는 이를 당시 기준 126억원 상당의 평가가치를 지닌 카카오게임즈 주식(65만7500주)으로 교부받았다. 공모가(주당 2만4000원) 기준 157억80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 韓게임 생태계 새 판 짜는 텐센트 


6월 말 기준 카카오게임즈 주요주주현황. 빨간 테두리 속 기업들이 텐센트 자금이 수혈된 게임사.

사실 카카오게임즈 주주명부 가운데 주목해야하는 대목은 2018년 3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기업들이다. 당시 유증엔 텐센트와 넷마블이 각각 500억원씩, 액토즈소프트가 200억원(홍콩 자회사·관계사 디안디안 합산액), 크래프톤이 100억을 투자했다. 이들 회사에서 나온 자금만해도 전체 유증금액(1400억원)의 92.9%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텐센트'라는 공통분모가 나온다. 넷마블의 3대 주주(17.55%)는 텐센트다. 크래프톤의 2대 주주(13.2%) 또한 텐센트다. 중국계 기업인 액토즈소프트의 경우 텐센트가 모회사인 셩취게임즈와 할아버지 회사인 세기화통에 투자해 간접적으로 얽혀 있는 관계다. 카카오게임즈의 모회사인 카카오 역시 텐센트가 4대 주주(6.51%)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시 이들 기업의 카카오게임즈 투자를 두고 업계에서 텐센트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연결고리 확보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 크래프톤 뿐 아니라 카카오게임즈도 이미 크래프톤 지분(2.07%)을 확보하고 있고, 양사가 게임상장사 넵튠에 나란히 투자(카카오게임즈 10.09%, 크래프톤 6.31%)하는 등 긴밀한 협력을 이어 나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상장 작업에 힘을 보탰던 이들 텐센트 연합군의 투자실적도 긍정적이다. 1300억원을 투자해 확보한 주식가치가 2년반새 2008억원으로 54.5% 뛰어 올랐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산정했을 때, 텐센트와 넷마블이 각각 272억4000만원씩을, 액토즈소프트와 디안디안, 그리고 크래프톤은 54억4800만원씩의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된다. 


여기에 텐센트가 2대주주(13.2%)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크래프톤 역시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텐센트와 텐센트 연합군이 국내시장에서 챙길 이익은 앞으로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올 3월 카카오게임즈 피인수를 통해 카카오 크루로 합류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의 6개월간 주식 평가차익은 34억52000만원 수준이다. 송 대표는 회사 경영권을 매각하며 당시 101억5200만원 가량을 내고 신주 56만6824주(0.99%)를 사들였다. 이는 공모가 기준으로 136억400만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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