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줄이는 코오롱, 환경 계열사 통매각 추진
수익성 낮은 수처리 사업 정리…매각가 300~400억원 수준으로 관측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5일 16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류석 기자] 코오롱그룹이 환경사업 관련 계열사인 코오롱환경에너지 매각에 나섰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계열사 정리 목적이다. 인보사 사태 등으로 그룹 경영에 위기감이 커지면서 비주력 계열사 매각으로 현금을 마련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투자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코오롱환경에너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잠재적 원매자 물색에 나섰다. 코오롱그룹은 최근 수처리·환경사업 관련 계열사들을 합병하고 일부 업체는 종속기업에서 제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관련 계열사들을 하나로 합병해 통매각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코오롱환경에너지에 대한 기업가치 평가와 매각주관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하 안진)이 맡았다. 조만간 인수의향서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미 안진 측에서 사모펀드(PEF) 등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태핑(사전 수요조사)을 진행 중이다. 몇몇 PEF와 전략적투자자(SI)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형 PEF들을 대상으로 매각 의사를 전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심을 보인 곳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환경에너지는 코오롱그룹의 환경사업부문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는 업체다. 2002년 설립했으며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운영, 하수도시설관리, 수질·대기오염 방지 시설업 등이 주요 사업이다. 최대주주는 코오롱(76.91%)이며 2대주주는 지난해 퇴진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18.18%)이다.


코오롱환경에너지는 코오롱환경서비스에 모회사 코오롱에코원이 역합병되면서 몸집을 키웠다. 합병 이후 코오롱환경서비스가 코오롱환경에너지로 사명을 변경했다. 본 사업 외에도 수처리 관련 기자재 설비업체 코오롱이엔지니어링(지분율 : 79.51%)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최근 수소 기반 발전업체 코오롱하이드로제닉스(100%)를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투자 업계에서는 코오롱환경에너지의 매각가를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의 5배~6배 수준에 현금성 자산을 더한 값이다. 


코오롱그룹은 이번 매각 이전에 코오롱환경에너지 계열사들의 분할 매각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전 코오롱에코원의 계열사였던 피오르드프로세싱코리아는 지난해 손상차손 개념으로 1달러에 매각했다. 코오롱이엔지니어링을 단독으로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코오롱환경에너지의 매각을 완료하면 수익성 악화로 골머리를 앓던 수처리 관련 사업을 한 번에 정리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나름 알짜 회사로 평가받는 코오롱환경서비스의 동반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계열사 매각은 최근 인보사 사태로 인한 그룹 차원의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부 차입을 줄이는 대신 계열사 매각을 통해 현금을 마련해 인보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비용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인보사를 투여받은 3707명의 환자는 앞으로 15년에 걸친 장기 추적관찰을 받을 예정이다. 검진 비용은 코오롱생명과학 측에서 전액 부담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 조사에 약 8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621억원의 충당금을 계상해 놓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환경 관련 계열사 매각도 인보사 사태와 무관치 않다"며 "향후 그룹차원의 신용등급 하락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현금 마련이 시급한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주력 사업에 집중하려는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코오롱환경에너지) 매각도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보사 사태와 이번 매각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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