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결] ‘동반 추락’ 하나투어·모두투어…신사업 승부수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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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송희 기자] 국내 여행업계 1·2위 하나투어모두투어가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급증하는 중국인 여행객(요우커)과 함께 연중 최대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주가와 실적이 모두 역주행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새로운 먹거리로 활로를 찾겠다는 구상이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면세점 승자’의 눈물…하나투어 기회 혹은 위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모두 신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웃바운드(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 시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인바운드(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여행객) 시장을 선점해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하나투어는 면세점 사업을 필두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모두투어는 자회사를 통해 호텔 사업을 시작했다. 두 기업 모두 신사업의 대의명분은 물론 “본업인 여행사업과의 시너지”다.

하지만 화려하게 시작한 면세점 사업이 하나투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우선 막대한 자금 소요가 문제다. 면세점 초기 투자비용 부담으로 하나투어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85억원이다. 반면 개별기준으로는 플러스(+)21억원으로 면세점 사업이 하나투어의 실적 악화의 주범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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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면세점은 올 초 문을 열 당시 예상한 연 매출 규모를 3500억원이다. 하지만 대형 면세점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맥을 못 추면서 현재 하루 평균 5억원 미만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10일 “에스엠면세점은 올 초 오픈하긴 했지만 그랜드 오픈 자체는 4월 29일, 물품이 들어가기 시작한 시점은 6월”이라며 “실제 영업을 한 것은 한 달 정도 밖에 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의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 역시 ‘어닝쇼크’다. 하나투어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28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55억8800만원으로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만 27.91% 증가한 1396억5200만원으로 집계했다.

회사 관계자는 “초기 비용으로 에스엠면세점에 적자가 발생하긴 했지만 고정비 자체가 크지 않은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적자 규모는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하나투어 신규 사업에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대신증권 김윤진 연구원은 “면세점 부진과 남대문 호텔의 적자 등으로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며 “앞으로 신사업 정상화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박성호 연구원은 “면세점 실적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실적부진은 장기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호텔 사업’ 모두투어, 수익성 안정성으로 승리(?)

여행업계 2위인 모두투어는 기존 아웃바운드 사업과의 시너지를 목표로 호텔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지난 2014년 모두투어자기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모두투어리츠)와 모두스테이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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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투어리츠는 올해 초 경기도 화성시 동탄 신도시에 스타즈호텔 3호점을 개장했고 1·2호점은 명동에 있다. 호텔운용 자회사 모두스테이에 위탁 경영하고 임대료 수입을 올리는 구조다. 향후 모두투어는 모두투어리츠를 통해 해외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모두투어리츠는 3분기에 상장을 완료하고 추가적으로 호텔을 늘리는 등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두투어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8.92%, 18.36% 줄어든 36억6600만원, 32억9400만원이다. 매출액은 9.43% 오른 542억8100만원으로 집계했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 테러와 일본 지진 등의 영향으로 패키지 실적이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7월부터는 외부 영향에서 벗어나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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