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박스, 한·중 합작 영화제작 무기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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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기자] 쇼박스가 화이브라더스와 진행한 한·중 합작영화 제작사업이 무기한 연기됐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여파로 현지 진출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지난 2015년 쇼박스는 화이브라더스와 향후 3년간 총 6편의 영화에 대해 공동제작 협약을 체결했다. 쇼박스가 원천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하면, 화이브라더스가 투자해 중국판으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합작 프로젝트에는 화이브라더스가 70%, 쇼박스가 30% 비율로 투자하며, 중국 합작 영화의 개봉으로 발생한 이익에 대해서는 쇼박스 한국 본사가 27%, 쇼박스 차이나 10%씩 배분받기로 했다.

첫 공동제작 영화 ‘미호적의외(Beautiful Accident)’가 몇 차례 연기 끝에 지난 6월 개봉했다. 하지만 흥행에 실패하면서 쇼박스는 10억원 규모의 손실만 떠안게 됐다.

당시 회사 측은 “중국 영화산업은 정부 규제가 많아 외국인 직접투자가 어렵다”면서 “흥행 성공보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것에 의의를 둔다”고 밝힌 바 있다.

주목할 대목은 추가 제작 예정인 5편의 영화는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는 점이다. 사드 제재 여파로 화이브라더스와 공동작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24일 “중국 당국이 영화 제작 단계부터 수시로 검열하기 때문에 화이브라더스 입장에서 국내 영화사와 협업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 진출 철수는 아니지만, 무기한 연장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계약 자체는 유효하지만 진척은 없으며, 사드 보복 조치가 완화될 경우를 대비해 시나리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쇼박스는 중국 진출 연기, 경영진 횡령 혐의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반기 누적 매출액 226억7059만원, 영업손실 15억5226만원, 반기순손실 22억4971만원을 기록했다.

한편 이화경 사내이사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쇼박스와 오리온 사이의 절차상 문제로 생긴 일”이라며 “더 이상 악화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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