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제언 기자] 한국줄기세포뱅크(이하 줄기세포뱅크)의 최대주주가 제약사 삼성제약으로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제약은 바이오기업 젬백스의 계열사다.
29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제약은 보유하던 줄기세포뱅크 전환사채(CB) 207억원어치 중 125억원어치를 주식으로 전환 청구했다. 이를 통해 주식 521만5154주를 취득한 삼성제약은 기존 보유한 주식에 더해 줄기세포뱅크 지분 46.75%(718만3901주)를 확보하게 됐다.
줄기세포뱅크의 주요 주주는 지난해말까지 코스닥 상장사 바이오빌, 에너전트(옛 젬백스테크놀로지), 삼성제약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바이오빌의 경우 전체 지분의 88.17%를 가진 최대주주였다. 다만 지난 1월 줄기세포뱅크의 주주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 줄기세포뱅크의 CB를 가진 채권자가 최대주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채권자들은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며 줄기세포뱅크 지분을 확보했다.
줄기세포뱅크에서 발행한 CB 발행 규모는 지난해말 액면금액 기준 423억2000만원이다. 2017년 9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발행된 CB다. 발행된 CB의 보유자는 지난해말 기준 삼성제약, 젬백스, 에너전트 등이었다. 이중 172억원어치의 CB는 지난 1월 조기상환됐다. 동시에 33억5000만원어치의 CB는 주식으로 전환됐다. 주식수로는 216만8284주였다.
삼성제약은 이후 보유하던 CB를 주식으로 전환 청구하며 줄기세포뱅크의 최대주주 지위(46.75%)를 확보했다. 반면 줄기세포뱅크의 기존 최대주주인 바이오빌의 지분율은 88.17%에서 45.81%로 희석됐다.
삼성제약이 올해 CB의 전환 청구권을 행사한 이유는 부진한 줄기세포뱅크의 실적을 자신들의 2018년도 회계에 연결시키지 않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줄기세포뱅크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18억9700만원, 영업손실 27억200만원, 당기순손실 164억4100만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82% 줄었으며 종속기업손상차손과 이자비용 등으로 적자폭은 더욱 확대됐다. 이는 고스란히 기존 최대주주인 바이오빌의 실적과 재무에 전가됐다.
바이오빌은 이와 별개로 2018회계년도 감사범위 제한과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 등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한편 줄기세포뱅크는 젬앤컴퍼니에서 발행한 CB 85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젬백스의 계열사인 아이텍반도체에서 발행한 CB 30억원어치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20억원어치도 갖고 있다. 젬백스 계열사에만 CB와 BW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135억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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