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에어가스 M&A]
에어리퀴드, 인수금융 없이 4조대 최고가 '배짱 베팅'
브룩필드, 스톤피드 등 3곳 본입찰 참여…재무여력·협상 유연성 과시 목적
이 기사는 2025년 08월 14일 0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IG에어가스 청주 공장 전경(제공=DIG에어가스)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국내 산업용가스 업체 DIG에어가스 본입찰이 마감된 가운데 유력 인수 후보인 에어리퀴드만 인수금융 파트너 없이 인수전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무여력·협상력 등을 과시해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분석되면서 에어리퀴드의 강력한 인수 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DIG에어가스 본입찰에 글로벌 산업용 가스기업 에어리퀴드와 인프라 전문 사모펀드(PEF) 브룩필드, 스톤피드 등 총 3곳의 참여했다. 매도자 측이 희망하는 가격은 4조원~5조원 규모로 에어리퀴드가 4조원대 입찰 최고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대상은 맥쿼리자산운용이 보유한 DIG에어가스 지분 100%다.


에어리퀴드의 경우 국내에서 별도의 인수금융 파트너 없이 인수전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대로 브룩필드·스톤피드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은 일찍이 본입찰 전 국내 시중은행과 인수금융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본입찰 전 자금 조달구조를 어느 정도 확정하는 것을 고려하면 에어리퀴드가 자체 자금만으로 DIG에어가스를 인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에어리퀴드의 행보를 두고 DIG에어가스 강한 인수 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무여력만 충분하다면 인수금융을 확정하지 않고 거래를 진행하는 게 협상의 속도와 유연성, 딜 클로징 가능성 측면에서 강점을 지니기 때문이다. 경쟁자들의 경우 이미 맺은 금융 조건 범위 안에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반면 에어리퀴드는 이 같은 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설명이다.


실제 재무여력 측면에서 에어리퀴드는 가장 안정적인 인수 후보자로 분석된다. 지난해 에어리퀴드는 매출 270억유로(약 43조원), 영업이익 51억유로(약 8조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의 경우 63억유로(약 13조원)에 달한다. 설비투자 등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사업 특성상 작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9억유로(약 3조원)에 불과하다. 다만 우량한 현금흐름을 고려하면 수조원대 인수자금은 충분히 소화할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에어리퀴드 입장에서 인수금융 파트너를 확정하지 않은 게 재무여력을 과시하면서도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룩필드 등은 국내 시중은행과 인수금융 계약을 맺은 반면 에어리퀴드만 유일하게 인수금융 파트너를 정하지 않고 입찰에 나섰다"며 "매년 수조원의 현금을 벌어들이는 글로벌 기업인 만큼 재무여력을 과시하면서도 강력한 인수 의지를 피력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어리퀴드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2위 산업용 가스 기업으로 DIG에어가스의 옛 주인이다. 지난 1979년 에어리퀴드는 대성산업과 합작사로 대성에어리퀴드를 설립해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14년 보유 지분을 대성 측에 매각한 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에어리퀴드는 이번에 DIG에어가스 인수를 기반으로 한국 시장 재진출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DIG에어가스는 국내 3위 산업용 가스 기업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한편 지난 2020년 맥쿼리자산운용은 MBK파트너스로부터 DIG에어가스 지분 100%를 2조8000억원에 인수했다. 4조원~5조원 수준에서 DIG에어가스 매각이 이뤄질 경우 맥쿼리는 5년 만에 2조원 가량의 투자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이번 매각은 JP모간과 골드만삭스가 주관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연내 거래를 종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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