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주가 급락' 주주가치 흔들, 이웅열 명예회장 지분율 희석 불가피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코오롱그룹이 자동차 판매사업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지주사 ㈜코오롱의 주주가치 훼손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주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이 예상되면서다. 당장 시장에서 코오롱 주가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코오롱의 최대주주인 오너 이웅열 명예회장도 지분율 축소라는 손해를 감수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장기적으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사업 실적이 온전히 코오롱에 반영되면서 지배주주 순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어 코오롱 오너일가에게 이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오롱 주가는 지배구조 개편 발표 당일인 지난 7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을 거듭했다. 7일과 8일 각각 전 거래일 대비 2.29%, 0.67% 떨어졌다. 11일에는 장중 4만원이 붕괴되며 낙폭을 키우다가 9.45%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12일에는 장 초반 소폭 반등했으나 결국 전 거래일보다 0.87% 하락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코오롱의 주가 하락 요인으로 일부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오롱의 경우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식 공개매수와 주식 교환 등으로 현금유출과 지분율 희석을 피하기 어려운 탓이다.
코오롱 주주 쪽에서는 현금유출이 반가운 일은 아니다. 코오롱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보통주 기준 1주당 4000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모두 응한다고 가정하면 코오롱은 1410만6659주를 매수하는데 564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우선주(87만6117주) 전부를 공개매수할 경우 52억원이 필요하다. 공개매수에 최대 600억원 이상이 지출될 수 있는 것이다.
코오롱 주주는 지분 희석도 일부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일 시작한 공개매수가 오는 9월8일 마무리되고 주식교환 일정이 시작된다. 반대 의사 통지 등을 거쳐 주식 교환일은 오는 12월17일이다. 코오롱 교환가(4만8149원)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교환가(2945원)를 기준으로 산출된 교환비율은 1대 0.0611643이다. 보통주 기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주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 100주당 코오롱 신주 6주를 지급받을 수 있다.
주식교환에 응하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주가 많아질수록 코오롱 신주발행 주식 수도 증가하게 되고 기존 코오롱 주주 쪽에서는 지분 가치 희석으로 이어진다. 보유 주식 수는 그대로인데 신발 발행 주식이 늘어나면서다.
코오롱 주주의 지분 희석에도 오너일가 지배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 총수인 이웅열 명예회장의 코오롱 지분율은 지난 5월1일 기준 45.8%에 달할 만큼 그룹 지배력이 막강한 편이다. 주식교환에 따라 코오롱이 발행할 주식 총수는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최대 86만2823주, 15만8423주다.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최대치로 발행되면 이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42.6%로 감소하지만 여전히 40% 이상의 지분율로 지배력 유지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중장기적으로 매출 2조원대 흑자기업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실적이 온전히 코오롱에 반영되면서 지주사 코오롱의 밸류도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 이는 코오롱 최대주주인 이 명예회장의 주식 가치 상승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코오롱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100% 자회사로 전환되면서 지배주주의 당기순이익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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