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포트폴리오 분석'매각설' 드림어스컴퍼니, 내달 우협 선정 유력
SK그룹이 최근 재무개선을 목표로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해킹사태 등 일부 악재가 발생하면서 경영환경에 먹구름이 꼈다. 계열사 정리 등 운영개선을 통해 내실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수년간 그룹사 전반에 퍼진 재무 리스크는 여전히 뿌리 깊게 박혀있다. 주력 사업서 실적 반등이 뒤따라야 하지만, 캐즘현상 등 대외환경 악화로 올 하반기 사업 전망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인공지능(AI)·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를 향한 대규모 투자가 임박하면서 재무체력 강화가 시급한 상황 속, 주요 그룹사들의 재무·사업적 과제 전반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SK스퀘어가 올해 드림어스컴퍼니를 최우선 매각 후보로 올려놓고 리밸런싱 막바지 작업에 총력을 기울인다. 앞서 드림어스컴퍼니 측은 '경영권 매각설'을 공식 부인했지만, 단기 수익성 및 장기 성장성이 휘청이고 사업 성격도 그룹 리밸런싱 성격과 동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매각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점쳐진다.
최근 들어선 매각입찰 절차에 본격 돌입하며 뮤직·엔터테인먼트 기업 일부서 인수 의사를 적극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SK스퀘어가 올해 '투자' 대신 '감축'에 중점을 둔 만큼, 내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빠른 시일 내에 매각을 성사시킬 것이란 후문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올 하반기 음악 콘텐츠 자회사인 드림어스컴퍼니 매각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SK스퀘어 내부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포트폴리오 중 드림어스컴퍼니가 최우선 매각 후보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어 "SK스퀘어 내부서 연내 추가 리밸런싱에 중점을 둔 만큼, 포트폴리오 옥석 가리기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머지 않아 매각 절차와 관련해 유의미한 소식이 전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SK스퀘어는 최근 드림어스컴퍼니 매각입찰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매각 협상을 진행해온 스타트업 '비마이프렌즈'와 유의미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여러 후보군으로 협상 대상을 넓혔다는 후문이다.
특히 뮤직·엔터 사업을 영위 중인 일부 기업서 이번 입찰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드림어스컴퍼니의 음악 콘텐츠·플랫폼을 흡수해 시장 입지를 강화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드림어스컴퍼니는 SM엔터테인먼트(13.36%)를 3대주주로 둘 정도로 뮤직·엔터 업계와 긴밀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국내 유명 엔터테인먼트사부터 NHN벅스, KT지니뮤직 등 음원 플랫폼 기업까지 여러 뮤직·엔터 관련사가 인수후보 물망에 오른다.
최근 모기업 SK스퀘어가 '성장투자' 보다 '리밸런싱'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입찰 절차에 한층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드림어스컴퍼니가 최근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상장사 이점 등을 고려하면 2000~3000억원대의 몸값이 책정될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드림어스컴퍼니 내부사정에 정통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드림어스컴퍼니 입찰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들은 SK그룹과 긴밀하거나 잦은 관계를 맺어온 곳은 아니다"며 "기존 뮤직, 엔터 부문 사업을 영위해온 기업서 드림어스컴퍼니 자체에 관심을 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기업은 기존 협상을 이어온 비마이프렌즈보다 규모가 있어 다양한 거래조건 등을 종합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SK스퀘어 측서 내달 쯤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매각 절차 전반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드림어스컴퍼니는 최근 '아이리버' 부문을 매각하고 음원 서비스 '플로(FLO)' 중심 사업구조로 재편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음악·엔터 중심으로 몸집을 줄여 수익성 제고에 나서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당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 회사는 최근 3년간 1분기 기준 매출이 ▲699억원 ▲570억원 ▲538억원으로 연평균 12.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년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했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올 1분기 기준 -330억원으로 마이너스 폭이 전년 동기 대비 194.6%나 늘었다. 이 밖에 SK텔레콤이 통신 혜택 일환으로 '플로' 이용권을 지급하는 규모가 꾸준히 줄어드는 등 그룹 계열사의 지원사격 역시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이처럼 실적난은 주가·시가총액 등 기업가치 전반에 직격탄을 날렸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지난해 주가가 3700원대까지 올라섰지만,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하며 1000원대까지 내려 앉았다. 그 결과 이 회사는 2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1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00억원) 30%나 감소했다.
기업가치 전반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상황 속 드림어스컴퍼니는 SK스퀘어 편입 후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서며 시장 반등을 꾀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달 신한벤처투자의 주주제안에 따라 '자사주 152만주를 매수하고, 내달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다만 효과는 미미했다. 이번 발표 직후 주가가 6.6% 상승하며 2000원대로 올라섰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현재 1000원 후반대서 횡보 중이다. 구조적인 주가부양 노력에도, 현 체제 속 드림어스컴퍼니를 향한 시장 기대감이 결여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드림어스컴퍼니가 최근 인공지능(AI) 접목, 글로벌 콘텐츠 발굴 등 다각 노력을 이어가고 있으나, 이미 글로벌 플랫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 수익성·규모 측면서 한계가 상존한다"며 "특히 모기업인 SK스퀘어의 리밸런싱 기조 중심에 AI·반도체가 뿌리 깊게 자리한 만큼, 드림어스컴퍼니가 설 자리는 점점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