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배지원, 김기령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이달 말 주식자본시장(ECM) 역량을 한층 더 끌어올리기 위한 IB(투자은행) 본부 조직 개편에 나선다. 핵심은 외부 인재를 수혈해 인력을 확충하고 이를 기반으로 IB2본부 산하에 새로운 ECM 부서를 신설한다는 내용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투는 IB2본부 내 ECM1부와 ECM2부 체제에 더해 'ECM3부'를 추가로 신설하기로 했다. 최근 교보증권에서 이직한 임재홍 부장을 포함한 4인 팀이 ECM3부의 근간이 될 전망이다. 외부 인력 만으로 신규 부서를 구성하는 사례는 드문 만큼 내부에서 새 부서장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IB2본부 내 또는 타 IB본부에서 추가적인 인사 이동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편은 IPO(기업공개) 시장의 침체와 수익성 위축, 그리고 지난해 ECM 1위를 했던 한투가 최근 상대적으로 경쟁사들에 밀리고 있는 커버리지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로 IB2본부는 최근 몇 년간 유상증자와 메자닌 발행 시장에서 강한 실적을 내며 조직 내 입지를 공고히 해왔다.
지난해 한투는 유상증자 대표주관 실적 기준으로 1조3227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에 올랐다. 2위인 KB증권이 7394억원을 주관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IB2본부의 경쟁력이 수치로 입증되면서 이번 2본부 산하 ECM3부 신설도 해당 본부의 역량 강화 일환으로 해석된다.
반면, IPO를 전담하던 IB1본부는 축소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투는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IB1본부 소속 인력 10여 명을 커버리지 부서 등으로 전환 배치한 바 있다. 최근 IPO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금융당국의 심사 기준 강화까지 겹치며 IPO 수익성이 급격히 하락한 영향이다. 올해 1분기에는 LG CNS 상장과 같은 대어를 놓치면서 수위 경쟁을 KB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에 내어준 상태다. 통상 공채 출신으로 구성됐던 IB1본부에 옛 대우증권 출신인 방한철 상무보를 리더도 둔 것도 이른바 파격으로 평가된다.
현재 IB1본부에는 신규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내부 관계자는 "김성환 대표 체제 하에서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가 강화되며 IB1본부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추가적인 인력 감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투의 커버리지는 IB2본부와 IB3본부가 맡고 있다. 유상증자, 메자닌 발행, 회사채 등 ECM과 DCM(채권자본시장)을 아우르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직개편 흐름은 뚜렷하게 '수익이 나는 부서 중심 재편'"이라며 "연내 IMA(종합투자계좌) 사업자 인가 시, IB본부도 대폭의 조직개편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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