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중견조선업체인 케이조선이 올해 1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했다. 현재 수주잔량(남은일감) 26척을 유지 중인 만큼 2분기 실적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와 별개로 후판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선수금 유입이 필수적인 만큼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신속히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조선의 올해 1분기 조선소 평균 가동률은 110.43%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95.68%에서 15.4%포인트(p) 상승했다. 조선소 가동률이 100%를 돌파한 것은 기존 업무 시간 외에 휴일이나 야간 조업 등으로 실근무 시간을 늘렸다는 뜻이다. 같은기간 생산실적도 2327억원에서 2856억원으로 22.7% 증가했다.
조선소 가동이 쉼 없이 이어진 덕분에 실적도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케이조선의 1분기 매출은 2856억원, 영업이익 12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2.7%, 404.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6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특히 1분기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12억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실적 개선은 선수금 유입과 함께 성공적인 인도가 잇따르면서 잔금을 회수했기 때문이다. 연초 26척의 수주잔량을 보유했던 케이조선은 이후 선박 인도에도 지난 4월 신조선 4척을 수주하며 일감을 늘렸다. 덕분에 현재도 수주잔량 26척을 유지 중이다.
상황이 이러니 2분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케이조선 측은 "건조 선가의 상승으로 2분기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고민은 있다. 후판값 상승이 원가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강판인 후판은 주로 선박 건조에 사용된다. 실제 케이조선의 매출원가율은 9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97.5%에서 올해 1분기 93.9%로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관리가 필요하다. 올해 1분기 원재료 매입에 1577억원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후판 가격은 올해 상반기 인상된 데 이어 하반기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소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RG발급 한도로 선수금 유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원가 압박도 높아진 셈이다. RG는 조선소가 선박을 제때 인도하지 못하면 선주에게 미리 받아온 선수금을 은행이 선주에게 대신 갚아주는 보증서다.
문제는 중형 조선소에 발급되는 RG 규모가 낮다는 점이다. 선가가 오르면서 한도가 이전보다 조기에 소진되고 있으나 RG 한도가 상향되지 않으면서 발급 지연으로 수주 계약이 파기되기도 한다. 꾸준히 RG 발급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선주 측과 신조선 계약 논의를 꾸준히 진행 중이나 RG 발급이 지연되면서 항상 수주가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조선소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RG 발급 한도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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