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기업공개(IPO)에 세번째 도전하는 케이뱅크가 지난 주관사였던 KB증권을 제외하고 NH투자증권 외에 삼성증권을 신규 공동대표주관사로 선임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새로운 IPO 주관사단으로 NH투자증권을 두번째에 이어 재신임했고, 이어 삼성증권을 공동대표주관사로 신규 선정했다. 지난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제안서를 접수한 하우스를 모아 경쟁 발표(PT)를 진행했고, 재무적투자자(FI)들과 협의를 거쳐 최종 심사 결정을 내렸다. 더 주목할 점이라면 이전 두 차례의 IPO 도전 때와 달리 외국계 증권사를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IPO 주관사 선정에선 국내 증권사 중 기존 NH투자증권, KB증권에 새롭게는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서 대형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제안을 포기했고 별도의 숏리스트 선정 없이 자원한 모든 증권사가 PT를 진행했다.
각 증권사가 진행한 PT에서는 큰 차별점이 없었다는 게 재무적 투자자 주주들의 전언이다. 그럼에도 KB증권이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두 번째 주관사단으로 합류하고 뚜렷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주주사 관계자는 "첫 번째 IPO부터 함께 했던 NH투자증권과 비교해 지난 도전에서 KB증권의 역할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들의 아쉬움이 컸다"며 "이번 도전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고 있어 주관사단을 새로 꾸리면서 변화를 꾀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KB증권은 이번 제안에서 과거와 비슷한 수준의 보수적인 공모가 밴드를 제시했지만, 삼성증권은 재무적 투자자들이 호응할 만한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는 후문도 나온다. 다만 수요예측 등을 거쳐 나온 실제 공모가가 이들의 기대 만큼 높을 지는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이 주관사단에 합류했지만 케이뱅크 IPO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녹록치 않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61억원으로 전년동기(507억원) 대비 68.2% 감소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연동 제휴는 오는 10월 종료된다. 인터넷뱅크 특성상 중신용자 대출 확대에 대한 당국의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케이뱅크는 이번 IPO를 통해 최소 4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FI의 투자 단가를 감안하면 케이뱅크의 몸값이 4조원을 넘겨야 FI의 순조로운 엑시트가 가능하다. 지난해 IPO 수요예측 당시 시장에서 평가한 기업가치는 약 3조5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지난 도전 때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할지는 미지수다.
케이뱅크 자체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다행인 점은 증시 환경이 지난해 수요예측 당시보다 나아졌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출범으로 증시 유동성이 확대됐고 기술 성장주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 앞서 IPO를 마친 경쟁사 카카오뱅크도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약 20% 넘게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공모가 산정에 반영되는 대표적인 비교기업 카카오뱅크 등의 주가가 오른 점은 케이뱅크에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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