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식 SK쉴더스, 이례적 내정…3조 리파이낸싱 대비
'보안' 대신 '금융' 선택, 연간 이자만 1700억…고금리 차입 구조 정리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5일 17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쉴더스 민기식 신임 대표 내정자 프로필.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최령 기자] SK쉴더스가 신임 대표이사로 민기식 전 푸르덴셜생명 대표를 내정하며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보안 전문 기업에서 금융·보험 업계 출신 인사를 수장으로 발탁한 이례적 결정으로 재무 안정화와 글로벌 확장 등 구조적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3조원에 달하는 리파이낸싱(차환)에 대비해 외국계 보험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민 대표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판단이다. 


민 내정자는 이달 말 이사회 승인을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그는 30여 년간 보험·금융업계에 몸담으며 채널 재편, 디지털 경영혁신, 조직 안정화 등에서 두각을 나타낸 전문경영인이다. 푸르덴셜생명과 DGB생명 대표이사, KB라이프생명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총괄했다.


SK쉴더스가 민 내정자를 낙점한 것은 복합 보안 사업 구조 내에서 조직 운영 역량과 리스크 관리 경험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다. 특히 보안과 금융은 모두 고객 신뢰와 안정성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금융권에서의 경험이 고객 대응력과 전략 실행력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다.


SK쉴더스는 물리보안, 정보보안, 융합보안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기업·소비자간거래(B2C) 홈보안부터 기업간거래(B2B) 산업보안, 기업·정부간거래(B2G) 공공기관 보안까지 등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현재는 지능형 위협 대응체계 고도화, 디지털 전환, 글로벌 확장 등 중장기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인사는 정보통신·소프트웨어 플랫폼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전임 홍원표 대표와도 대비된다. 홍 전 대표는 KT, 삼성전자, 삼성SDS 등을 거쳐 2023년부터 4월까지 SK쉴더스를 이끌었다. 이에 비해 금융권 출신인 민 내정자의 선임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또 2023년 EQT파트너스가 SK쉴더스의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단행된 첫 최고경영자(CEO) 교체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더욱 주목을 받는다. SK쉴더스는 EQT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를 통해 지배되고 있으며 해당 법인은 EQT와 SK스퀘어가 각각 68%, 3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민 내정자의 선임 배경에는 대규모 리파이낸싱에 대비한 전략적 판단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SK쉴더스는 EQT의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마련한 고금리 인수금융 2조3500억원(장기 일시대출(텀론) 2조원, 한도대출(RCF) 3500억원)의 만기를 앞두고 있으며 연이율 7%에 따른 연간 이자 부담만 약 17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SK쉴더스가 SK스퀘어로부터 차입한 4500억원의 만기도 오는 9월로 다가왔다. 이 역시 연 7% 이자율을 적용하면 상환액은 5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두 건의 차입금 상환 일정을 고려하면 전체 리파이낸싱 규모는 3조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수조 원대 자금 재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민 내정자의 금융업 경험과 자본시장 이해도가 재무 전략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복잡한 이해관계 조율과 구조 전환을 진두지휘하며 고금리 차입 구조를 정리하고 향후 상장 및 글로벌 확장 기반을 다질 적임자라는 평가다.


SK쉴더스 관계자는 "민 내정자가 보안 분야 출신은 아니지만, 금융·보험업계에서 쌓은 조직 운영과 기획 역량을 바탕으로 통합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보안과 보험 모두 고객 신뢰와 안정성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결이 통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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