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먹는' KCC오토그룹 차남 회사…자생력 물음표
'스튜디오 운영' 아르띠스타, 비용급증 손실 누적…계열사 자금 지원·담보 제공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3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하아이앤씨가 건설한 아르띠스타의 파주 월롱면 방송통신시설. (출처=종하아이앤씨)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KCC오토그룹 오너 3세 차남인 이훈찬 아르띠스타 대표이사가 방송 스튜디오 사업에 뛰어든지 올해 4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좀처럼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르띠스타가 지난해 매출을 130배 가까이 성장시켰음에도 비용통제에 실패하면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어서다. 특히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기업으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았지만, 재무구조 정상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 매출 증가 대비되는 영업적자…이자비용 탓 순손실 지속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르띠스타는 지난해 매출 26억원과 영업적자 1471만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8.9% 폭증했지만, 적자는 지속됐다. 아르띠스타가 적자폭을 전년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인 점은 고무적이지만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이 60% 가량 확대된 27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아르띠스타가 외형 성장을 일군 주된 요인으로는 임대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2022년 3월 설립된 아르띠스타는 방송통신시설 임대업을 영위한다. 이 회사는 경기 파주 소재의 약 1만평 규모 부지에 스튜디오 '스테이지 원'을 운영 중인데, 각종 촬영 장소로 스테이지원을 대여해 주고 임대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스테이지 원은 지난해 1월 사용승인을 획득하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문제는 비용 통제에 애를 먹고 있다는 점이다. 아르띠스타는 지난해 영업비용으로 매출보다 약 1억5000만원 가량 더 많이 지출했다. 전년 대비해서는 131.4% 증가한 숫자다. 스튜디오 가동에 따른 수도비와 전력비, 보험료, 운반비 등이 늘어난 데다, 감가상각비가 26만원에서 5억4000만원으로 가파르게 반영됐다. 지급수수료와 보험료는 10배 이상 낸 것으로 확인됐다.


더군다나 순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다. 연간 매출을 웃도는 비용을 이자로 지출하면서 수익성을 회복시킬 여지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외비용은 이자비용 25억9982만원, 잡손실 8072만원으로 나타났다.


◆ 오너3세 차남 이훈찬, 부동산 계열사 승계 유력…경영 성과 필요요


아르띠스타는 사실상 KCC오토그룹 오너 3세 차남인 이훈찬 대표의 승계 발판이 될 회사다. 아르띠스타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99.9%의 종하씨앤디1호이며, 종하씨앤디1호는 오너가 개인 회사인 종하아이앤씨 자회사다.


KCC오토그룹은 ▲수입차 딜러 ▲IT ▲부동산 크게 세 가지 사업 영역을 영위하고 있으며, 창업주는 1967년 한국에 처음으로 컴퓨터를 들여온 이주용 회장이다. KCC오토그룹은 KCC정보통신을 모태로 하지만, 현재 주력은 수입차 딜러사업이다. IMF 이후 IT산업 성장세가 정체되자, 이 회장 장남인 이상현 부회장 주도로 수입차 딜러사업에 진출한 것이 계기가 됐다.


KCC오토그룹 지배구조. (그래픽=이동훈 기자)

이 부회장은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는데, 장남인 이훈준 씨는 KCC정보통신과 수입차 계열사를 지배하는 중간 지주사인 케이씨씨오토그룹을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녀인 이신혜 씨는 KCC오토그룹 일부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경영 승계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모친인 한영원 여사와 함께 반려동물 중개 플랫폼 회사인 포들러스를 운영 중이다.


이렇다 보니 이 대표는 자연스럽게 부동산 계열사를 물려받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가 아르띠스타를 설립한 배경에도 경영 성과를 쌓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파악된다.


◆ 자본잠식에 모기업 자금 수혈, 담보물 제공도 받아…사업 안정화 시급


하지만 아르띠스타가 쉽사리 본궤도에 안착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모기업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 아르띠스타 지분 구조는 ▲종하씨앤디1호 50% ▲더퍼스트웨이 40% ▲하이투자증권 10%였지만, 지난해 아르띠스타가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지금의 주주 구성으로 변동됐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던 배경에는 완전자본잠식이 있다. 아르띠스타는 2023년말 기준 자본총계가 음수를 기록하면서 재무구조가 심각하게 악화됐다.


이에 회사는 10대 1 비율의 무상감자를 단행했고, 다시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종하씨앤디1호는 유상증자 물량 대부분을 소화한 데 이어 기존 주주들의 주식까지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종하아이앤씨는 아르띠스타가 우리은행에서 단기차입금 400억원을 빌리는 과정에서 울산시 소재 토지를 대상으로 132억원 상당의 담보를 설정해 둔 상태다.


문제는 아르띠스타의 사업 안착이 늦어질수록 이 대표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될 뿐 아니라 종하아이앤씨로 재무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아르띠스타가 여전히 27억원을 상회하는 결손금을 쌓아두고 있다는 점에서 순이익을 내지 못하면 또 다시 자본잠식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만약 아르띠스타의 유상증자가 없었다면 이 회사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27억원 안팎이었을 것으로 계산된다.


이와 관련 KCC오토그룹 관계자에게 아르띠스타 실적 개선 시점과 흑자 전환 시점 등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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