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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토지 사두고 첫삽은 아직…분양도 일시 멈춤
지방 포진 일부 사업장 착공시기 미뤄…분양 수익↓ ·이자비용↑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3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건설 사옥(제공=호반건설)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자체사업에 강점을 가진 호반건설이 토지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키고도 정작 착공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분양경기 침체로 사업의 착공 및 분양시기를 두고 숨고르기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분양 수익 감소와 함께 대출 이자비용은 지출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 10개월째 분양 '스톱'…지방 중심 자체사업 리스크에 보수적 사업 기조


12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해 8월 '위파크제주' 분양 이후 약 10개월째 신규 분양을 중단한 상태다. 호반건설이 최근 건설 및 분양 경기가 침체를 이어오자 안정적인 분양수익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보수적인 사업 전략을 펼친 셈이다.


이는 호반건설이 자체사업 위주의 사업 구조와 관련이 있다. 자체사업은 건설사가 부지 확보부터 개발, 시공, 분양까지 모든 단계를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구조다. 수익률은 일반 도급사업보다 크지만, 자금 조달과 분양 리스크를 건설사가 직접 부담해야 해 분양시장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호반건설이 분양을 진행한 사업장이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지방에 대부분 분포해 있다는 점도 신중을 기하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3년간 신규 분양한 아파트 단지 23곳 중 19곳은 수도권 외 지방에 위치하며, 일부 아파트단지는 미분양 물량이 적체돼 있다.


일례로 2022년 호반건설은 전국에서 10곳의 아파트단지를 분양했지만, 이 중 3곳이 청약 미달 사태를 겪었다. ▲광명 제10R구역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 ▲천안 일봉공원 '호반써밋 센트럴파크(2BL) ▲인천 영종하늘도시 A56블록 '호반써밋 스카이센트럴Ⅱ' 등이다.


이러한 분양 부진은 2023년에도 이어졌다. 그 해 신규 분양한 아파트단지 중 가장 가구 수가 많은 '인천 연희공원 호반써밋 파크에디션'은 총 1275가구 모집에 896명만 접수한 바 있다. 아직까지 미분양 물량이 상당 부문 남아있는 상황으로, 신규 착공에 나서기보다는 기존 물량 소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호반건설 수주잔고액.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기자)

미착공 사업장 속출…수익성 감소에 이자부담↑


보수적인 분양 기조는 결국 분양수익 감소로 이어져 실적에도 영향을 끼쳤다. 호반건설 매출의 절반 이상을 분양에서 책임져 왔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3개년 분양수익은 ▲2022년 2조505억원 ▲2023년 1조5820억원 ▲2024년 1조1476억원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전체 매출에서 분양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64%에서 지난해 48%로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호반건설의 자체사업 수주잔고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2022년 2조871억원에서 2024년 1조821억원으로 1조원 이상 줄었으며, 전체 계약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4%에서 35%로 떨어졌다. 


문제는 일부 사업장의 경우 토지 매입을 위해 PF대출을 일으킨 후 착공에 나서지 못하면서 PF대출 이자가 계속 지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호반건설의 착공 전 자체사업장은 ▲경북 경산 상방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광진구 자양동 공동주택 신축사업 ▲김포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 등이다. 해당 사업장들은 호반건설이 시행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경산 상방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의 경우는 지난 2021년 10월 토지를 매입했으며 토지 매매 및 토지보상비 등 명목으로 PF대출을 일으켰다. 지난해 말 기준 잔존한 PF대출금은 1951억원으로, 대출금의 이자비용으로만 총 318억원을 소요했다.


김포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도 분양 및 착공시기가 지연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22년 3월 한국산업은행 등 19곳에서 이자율 3~7.03%로 9490억원 한도의 대출을 받았지만 3년이 지나도 이자비용만 내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착공시기는 지난 2023년 3월이었지만 2년이 넘도록 첫삽을 뜨지 못했다. 시행사인 풍무역세권개발PFV가 부담한 이자비용은 1162억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호반건설의 PF 우발부채 규모는 지속 커지고 있다. 지난해 PF 우발부채는 약 9528억원으로, 전년(5495억원)에 비해 73% 늘었다. 2022년(3478억원) 이후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우발채무 리스크 현실화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불황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 붙은 만큼 유연하게 분양일정을 조절하며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김포 풍무 등 수도권 사업지를 중심으로 분양에 나설 계획이며, 지방 사업장도 분양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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