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발행 상장사세종텔레콤 EB 투자자, 교환 대상에 성과 '희비'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세종텔레콤'이 발행한 교환사채(EB)를 놓고 투자자의 희비가 엇갈려 눈길을 끈다. 세종텔레콤이 타사주를 교환대상으로 EB를 발행한 상황에서 주가 흐름에 따라 투자성과가 극명하게 갈렸다. 세종텔레콤은 주로 전환사채(CB)보다는 EB를 활용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데, 향후에도 이러한 EB 조달에 나설 지도 주목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유·무선 종합 통신서비스 기업 세종텔레콤은 지난달 제9회차 EB 잔액 190억원을 상환했다. 앞서 세종텔레콤은 지난 2월에도 사채권자와 협의를 거쳐 240억원 규모의 EB를 만기 전 상환했다.

이번에 상환한 제9회차 EB는 2023년 5월에 50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운영자금(150억원) 및 타법인증권 취득자금(350억원)으로 활용할 목적이었다.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1%였으며 교환청구기간은 2023년 6월 8일부터 2025년 4월 30일까지였다.
교환대상은 삼성전자 주식이었다. 세종텔레콤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주당 7만6200원, 총 65만6167주로 교환할 수 있는 사채를 발행한 것이다. 이 교환사채에는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신탁관리한 19개의 사모펀드가 대거 투자했다.
하지만 제9회차 EB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으로 교환하지 못했다. 교환청구기간에 삼성전자 주가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한때 9만 전자까지 도달했으나 주가 등락 폭이 커 EB 투자자들이 선뜻 교환에 나서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세종텔레콤은 이들과 협의를 통해 대부분의 사채를 만기 전 취득했다. 투자자들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도 없는 상황에서 자금이 필요해지자 만기 전에 서둘러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 표면이자율이 0%인 데다 교환에 실패한 만큼 투자수익은 거의 없는 셈이다.
반면 같은해 발행한 제10회차 EB는 전액 교환에 성공했다. 세종텔레콤은 2023년 12월 40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다. 운영자금(130억원)과 채무상환자금(270억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표면이자율은 1.5%, 만기이자율은 3.5%였으며 교환청구기간은 2023년 12월 18일부터 2028년 11월 15일까지다.
교환대상은 하나금융지주 주식이다. 세종텔레콤이 보유한 하나금융지주 주식을 주당 4만6000원, 총 86만9565주로 교환할 수 있는 사채를 발행했다. 이 교환사채에는 삼성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신탁관리한 27개의 사모펀드가 대거 투자했다.
제10회차 EB 투자자들은 전액 교환하는데 성공했다. 아직 만기가 3년 넘게 남았지만 교환청구기간 하나금융지주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기록해서다. 제10회차 EB 투자자들은 교환청구기간인 2023년 12월부터 꾸준히 교환을 진행하다 지난달 22일을 전액 교환을 마쳤다. 교환대상에 따라 제9회차와 제10회차 EB 투자자들의 투자성과가 극명하게 갈린 셈이다.
세종텔레콤은 채무증권을 통한 자금 조달과 관련, CB보다는 EB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16년 2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한 이후 10여년 동안 모두 EB만 세 차례 발행했다. EB는 회사가 보유한 주식(자사주 또는 타사주)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어서 상대적으로 회사가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세종텔레콤의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유동)은 751억원이다. 9회차 EB가 교환 실패한 만큼 교환대상인 삼성전자 주식은 회사로 환입하게 된다. 이에 따라 현재 세종텔레콤이 보유한 당기손익금융자산은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향후 삼성전자 주식과 같은 타사주를 활용해 다시 자금 조달에 나설 여지가 있는 셈이다. 세종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들은 얘기가 없고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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