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스템바이오텍 "아토피 치료제 임상 실패 유증 불가피"
492억원 유증 발표 이튿날 IR 개최…오스카·오가노이드·재생의료 삼각축 투자 계획
이계종 강스템바이오텍 최고재무책임자(CFO)가 11일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 유상증자 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방태식 기자)


[딜사이트 방태식 기자] 강스템바이오텍이 직전 유상증자(유증) 결정 이후 2년도 채 안 돼서 주주들 대상으로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이번 유증은 지난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퓨어스템-에이디주'의 3상 임상시험 실패의 여파로 풀이된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조달 자금을 통해 골관절염 치료제 '오스카', 오가노이드 등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낼 것이란 방침이다.


강스템바이오텍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기업설명회(IR)을 개최해 이번 유증의 목적을 설명했다. 주요 내용은 오스카 국내 2a상 추진 및 오가노이드 연구개발 확대 등이다.


업계에 따르면 10일 강스템바이오텍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492억원으로 신주 발행 주식 수는 3800만주다. 이는 증자 전 발행주식 총수의 67.69%에 달한다. 회사는 앞서 2023년 11월 같은 방식으로 유증을 진행해 약 210억원을 조달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이번 유증의 배경으로 퓨어스템-에이디주의 임상 실패를 꼽았다. 이계종 강스템바이오텍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7월 있었던 아토피 치료제 임상이 회사가 예상한 방향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현금흐름 측면에서 변수가 생겨 이번 유증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유증 목적이 미래 성장을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강스템바이오텍은 ▲오스카 ▲오가노이드 ▲재생의료를 주요 사업 삼각축으로 삼고 있다. 회사는 이번 유증 자금의 73%에 해당하는 363억원을 이 세 가지 사업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2a상이 진행 중인 오스카 임상 비용에 총 201억원이 투입된다. 국내 임상에 142억원, 해외 임상에 59억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CFO는 지난 3월 오스카 국내 임상 환자 모집이 시작됐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환자 등록이 벌써 25%를 넘어섰다"며 "임상 투약은 2026년 중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재생의료 및 오가노이드 사업에는 도합 162억원이 사용될 예정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오가노이드 R&D에 63억원, 국내외 재생의료 사업에 59억원,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시설확장에 40억원 투자한다.


특히 오가노이드 사업은 최근 규제 변화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는 회사 측 평가다. 이승희 줄기세포·재생의학 연구소장은 "미국에서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고 밝히면서 오가노이드 사업이 유리해졌다"며 "강스템바이오텍 오가노이드는 높은 인체 유사도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선구권에 위치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부 오가노이드를 자체적으로 제품화해 사업 다각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강스템바이오텍 유증 소식에 시장이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2000원대를 상회하던 강스템바이오텍 주가는 유증 발표 이후 오전 9시8분 기준 1598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주가는 소폭 상승하긴 했으나 전 거래일 대비 약 19% 하락한 1688원으로 마감했다.


이 CFO는 이를 의식한 듯 행사를 마무리하며 주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CFO로서 제 목표는 더 이상 유상증자는 없도록 하는 것"이라며 "최대한 주주가치를 올리려고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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