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때문에 4년 기다렸다…활짝 웃는 6개 VC
개봉 지연됐던 영화 '하이파이브' 흥행에 투자사 숨통…손익분기점 도달 기대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17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화 '하이파이브' 포스터 (제공=NEW)


[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주연배우의 범법 문제로 4년 간 개봉이 미뤄졌던 영화 '하이파이브'가 흥행에 속도를 보이자 투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던 벤처캐피탈(VC)들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 아직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진 않았지만 영화가 입소문을 타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자 투자금 회수 기대가 피어오르는 것이다. 업계에선 향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판권 수익 등 부가 매출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11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하이파이브에 투자한 VC는 엔딩크레딧 기재 순으로 ▲캐피탈원 ▲센트럴투자파트너스 ▲일신창업투자 ▲이수창업투자 ▲지온인베스트먼트 ▲펜처인베스트 등 6곳이다. 순서 기준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통상 자금 규모나 투자 시점 순이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해 손익분기점을 넘으면 VC들은 투자금을 회수해 수익을 얻는다. 극장 상영을 통해 거둔 매출과 제작비 등을 제외하고 남은 수익을 투자 지분율에 따라 분배 받는 구조다.


하이파이브의 순제작비는 150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은 관객 290만명 수준이다. 영화는 아직 손익분기점을 돌파하지 못했지만 개봉 2주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면서 회수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하이파이브는 개봉 12일 만인 지난 10일 누적 관객 수 121만명을 기록했다. 올 들어 국내 개봉 영화 중 9번째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네이버 관람객 평점도 8.74점으로 높은 편이다.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져 영화 '미션 임파서블'과 '드래곤 길들이기'에 밀렸던 박스오피스 1위도 탈환했다.


이달 말까지 경쟁작이 많지 않다는 점도 하이파이브 흥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상영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만큼 관객 확보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개봉한 영화 '야당'이 개봉 4주 차에 누적 관객 255만명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사례도 흥행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극장가에서는 하이파이브의 손익분기점(BEP)인 관객 290만명을 돌파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더라도 해외 매출이나 OTT에 판권을 판매해 얻는 수익 등 부가 매출도 투자금 회수 방안으로 꼽힌다. 최근 2~3년 사이에 OT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OTT 매출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개봉한 영화 '승부'는 극장 성적이 저조하자 개봉 40여일 만에 넷플릭스에서 공개했는데 당시 높은 가격에 판권을 팔아 투자사들의 수익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파이브는 2021년 11월 촬영을 모두 마쳤지만 개봉이 미뤄지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작품이다. 코로나19 여파에 주연 배우 중 한 명인 유아인의 불법약물 투약 파문이 겹치면서 개봉은 무기한 연기됐다. 주연 배우 리스크로 개봉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당시 투자사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불투명했다. 하이파이브 투자사 절반 이상이 제작 초기 단계부터 투자했던 만큼 투자사들의 우려가 컸다는 전언이다.


수년간 기약 없이 투자금이 묶였던 투자사들은 영화가 제작 4년 만인 올해 개봉하면서 투자금 회수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하게 됐다. 영화 산업이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점 또한 투자사 입장에선 긍정적인 변화다. 영화 산업에 투자하는 VC 사이에서는 예년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빠르면 올 하반기나 내년에는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이파이브 투자사 관계자는 "최근 영화 시장에서 장기 흥행 작품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손익분기점 달성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만약 넘지 못하더라도 OTT 판매 등으로도 수익을 얻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급사인 NEW 관계자도 "이달 추가로 개봉하는 한국영화 신작이 없기 때문에 하이파이브 흥행을 긴 호흡으로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과속스캔들'과 '써니' 등을 연출한 강형철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안재홍, 유아인, 라미란 등이 호흡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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