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경제부총리?…건설사 채권 완판 동났다
HL D&I한라·두산에너빌리티 수요예측 완판…'반등 신호'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2일 11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신임 경제부총리 하마평이 나오고 김태년 의원과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장관)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채권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새 정부가 시장주의에 입각한 경제전문가 부총리를 기용해 건설 시장을 부양할 거란 기대가 피어오르고 있어서다. 


HL D&I한라(BBB+)와 두산에너빌리티(BBB+)가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완판에 성공하며, 침체됐던 비우량채 시장에도 회복 신호가 나타났다. 3월 홈플러스 사태 이후 급감했던 BBB급 발행에 다시 투자 수요가 유입되는 흐름도 포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HL D&I한라와 두산에너빌리티는 각각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섰고, 모집액을 웃도는 자금을 모으며 완판에 성공했다. HL D&I한라는 600억원 모집에 2120억원의 주문을 받았고, 두산에너빌리티는 800억원 모집에 142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두 거래 모두 희망금리밴드 하단을 밑도는 수준에서 낙찰되며, 수요 강도를 입증했다. HL D&I한라는 1년물 6.0%, 1.5년물 5.8%에 낙찰됐는데, 이는 제시했던 고정금리밴드(1년물 6.0~7.0%, 1.5년물 6.2~7.2%)의 하단을 최대 40bp 밑도는 수준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민평금리(2년물 3.49%, 3년물 4.19%) 대비 ±30bp를 가산해 제시한 희망금리밴드에서 2년물, 3년물 각각 7bp, 34bp 낮은 금리에 모집액을 채웠다.


이 같은 결과는 그동안 얼어붙었던 BBB급 채권 시장에 점차 숨통이 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홈플러스가 지난 3월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BBB급 수요예측은 사실상 멈춰섰다. 당시까지만 해도 SLL중앙, 두산퓨얼셀, 이랜드월드, AJ네트웍스 등 9곳이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이후에는 한진과 한진칼 두 곳에 그쳤다.


이 가운데 특히 HL D&I한라의 흥행은 고금리 전략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평가된다. 두 번째 공모채 발행이자, 건설업이라는 업종 특성상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6~7% 수준의 고정금리 밴드를 제시해 투자자의 문턱을 낮췄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고금리 채권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과도한 금리 인상 없이도 수요를 끌어낸 사례로 주목된다. 업종 특성과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에 따라 선별적으로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날 기준 두산에너빌리티와 동일 신용등급과 만기의 채권시가평가수익률은 2년물 5.64%, 3년물 6.02%에 달했으나, 이보다 낮은 금리에 완판에 성공했다.


다만 비우량채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 궤도에 진입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HL D&I한라와 두산에너빌리티 모두 BBB+등급으로, 홈플러스(BBB0)와는 신용도에서 차이가 있어서다. BBB급 내에서도 등급 간 질적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게 시장의 시작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 이후 투자자들의 BBB급에 대한 눈높이가 확연히 높아졌다"며 "BBB0 등급 기업이 다시 시장에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BBB0 등급을 보유한 기업으로는 두산과 JTBC, 콘텐트리중앙 등이 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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