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세종텔레콤'이 공격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올해 유상감자와 주식병합을 실시한 데 이어 최근 최대주주가 대규모 지분 매입도 단행했다. 이를 두고 세종텔레콤이 추진 중인 사업구조 재편과 관련해 시장에 신뢰를 불어넣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무선 종합 통신서비스 기업 세종텔레콤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60%로 상승했다. 최대주주인 ㈜세종이 지난달 초부터 이달 초까지 한 달간 세종텔레콤 주식 110만주를 취득하면서다.
세종의 보유 지분율이 지난해 말 기준 47.5%였던 점을 감안하면 6개월도 안돼 12.5%포인트(p) 상승한 셈이다. 당초 4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지배력이 공고했던 만큼 이번 주식 매입이 단순히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행보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히려 책임경영 시그널과 회사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를 주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다.

주식 매입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도 시행해 눈길을 끈다. 세종텔레콤은 올해 유상감자과 주식병합도 단행했다. 올해 3월 감자비율 50% 규모로 자본금과 주식 수를 절반으로 줄였다. 곧이어 5:1 주식병합으로 발행 주식 수를 2000만주까지 대폭 축소했다. 유상감자는 회사가 돈을 주고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사들여 자본금을 줄이는 조치다.
이는 자사주 소각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 통상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세종텔레콤은 현재 자사주를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5.03%(1005만4236주)였던 자사주는 50% 유상감자(자사주 100% 무상감자·나머지 주식 47.35% 유상감자)를 거쳐 현재 0.01%(1만4591주)를 보유 중이다. 0.01% 자사주는 올해 별도 취득한 것으로 파악된다.
세종텔레콤은 50% 유상감자에 이어 주식병합을 통해 액면가 1000원의 5주를 5000원의 1주로 줄여 발행 주식 수를 대폭 감소시켰다. 5:1 주식병합은 주식 수는 5분의 1로 줄어드는 반면 주가는 이론적으로 5배가 된다. 주식 수가 줄어들면 주가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커 회사의 호재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세종텔레콤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2022년부터 이번까지 총 4차례 유상감자를 실시했다. 적정 규모의 자본금을 유지하는 한편 여러 차례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는 평가다. 2022년 2월에는 2:1 주식병합을 실시하며 주식 수 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이전과 비교하면 이번 50% 유상감자와 5:1 주식병합은 상당히 규모가 큰 편이다. 이는 세종텔레콤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 리밸런싱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세종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사업 분할과 알뜰폰 철수 등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유선통신 부문을 분할해 자회사 세종네트웍스를 신설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수익성이 저조한 알뜰폰 '스노우맨' 사업 철수를 진행하고 있고 올해 3월에는 증권형토큰(STO) 등을 전담하는 신성장 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상황이다.
세종텔레콤은 올해 초 블록체인 및 AI 기반의 신사업을 담당하던 신성장 부문을 분할해 세종디엑스(세종DX)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100% 자회사인 세종디엑스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비브릭' 등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다만 현재까지 부산 블록체인 특구 사업자로서 정부 실증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성장 모멘텀이 필요한 국면이다.
결국 세종텔레콤의 행보가 알뜰폰 사업 철수와 신성장 동력 마련 등 사업 리밸런싱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시장에 신뢰를 주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세종텔레콤이 연결 기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인 점도 이러한 행보에 힘을 싣는 배경이다. 적자가 계속되는 가운데 진행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긍정적으로 봐달라는 조치인 셈이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 STO 법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세종텔레콤이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세종텔레콤 관계자는 "올해 유상감자와 주식병합, 최근 최대주주 지분 매입까지 주주가치 제고라는 맥락에서 일관되게 진행해 온 일"이라며 "공시 내용 이외에 추가로 답변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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