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만 해도 벤처캐피탈(VC)에게 상장은 크게 필요치 않았다. 유한책임투자자(LP)로부터 출자를 받아 펀드를 결성한 뒤 투자를 진행하는 VC의 특성 때문이다. VC가 가장 신경 써야 할 대상은 주주가 아닌 LP라는 점이 명확했다. 언제부턴가 이 같은 인식은 크게 바뀌기 시작했다. VC가 점차 대형화하면서 운용사출자금(GP커밋) 조달이 절실해졌고 창업 당시 주주들에게 투자금 회수를 해줘야 한다는 인식도 생겨났다. 그 결과 현재 20여개에 달하는 VC들이 상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들 VC가 상장사로서 시장과 제대로 소통하고 있는지, 주주들에게 양호한 투자수익률 혹은 배당수익률을 안겨주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딜사이트는 상장 VC의 문제점을 조망해보고 해결책을 제기해보고자 한다.

[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상장 9년 차를 맞은 TS인베스트먼트는 적자에도 배당 정책을 고수하는 하우스다.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모습이지만 주당 배당금과 배당 총액은 줄곧 하락하고 있다. 업황이 둔화하면서 펀드 결성이 어려워져 보수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주들에 가장 민감한 주가는 투자사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급등세를 보였으나 인공지능(AI) 효과로 일시적인 모습이다. 또 최근 5년(2020~2025년)간 증권사의 분석 리포트가 한 건도 없었다는 점은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대목이다.
◆4년 연속 주당 배당금 10원…시가 배당률 바닥
TS인베스트는 2016년 12월 상장 이후 8년 연속 배당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2017년 주당 배당금은 15원으로 배당 총액은 약 3억3631만원을 기록했다. 주가에 따라 배당금을 지급하는 지표인 시가 배당율은 0.48%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시가 배당율이 3~4%를 넘으면 '고배당주'로 평가받는다. 다만 벤처캐피탈(VC)은 펀드 결성 이후 회수까지 7~8년이 소요되고 투자 기업의 가치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기 때문에 고배당 정책을 펴기 어렵다. 따라서 대게 VC의 주당 배당금은 300원이 넘지 않는다.
TS인베스트는 2019년과 2020년에 배당금을 주당 25원씩 지급하며 상장 이후 가장 높은 배당 정책을 펼쳤다. 당시 배당 총액은 각각 5억6052만원, 6억811만원이었으며 시가 배당율은 1.03%, 0.74%로 나타났다. 하지만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주당 배당금은 10원에 그쳤다.
배당 기조는 상장 이후 첫 적자를 보인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당시 하우스는 지분법 평가손실이 늘어나면서 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주당 배당금과 배당 총액은 2023년과 동일한 10원, 4억원을 책정했다. 시가 배당율은 지난 8년 동안 가장 높은 1.05%에 달했다.
다만 다른 하우스와 비교해 TS인베스트의 배당율은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상장 VC 가운데 지난해 시가 배당률이 가장 높은 하우스는 HB인베스트먼트로 12.1%에 달했다. LB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벤처스의 배당율은 각각 6.22%, 5.10%로 집계됐다. TS인베스트 관계자는 "배당 정책의 기준은 따로 없다"면서 "최근 펀딩 시장이 좋지 않다 보니 정책을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는 널뛰기…AI 효과로 '반짝'
기업가치를 반영하는 주가는 투자 기업에 따라 널뛰기 하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 15일 TS인베스트 주가는 3705원(종가 기준)을 기록했다.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였으나 지금까지도 고점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당시 최고점을 기록한 배경에는 온라인 의류 업체인 공구우먼의 효과가 컸다. TS인베스트는 재무적 투자자(FI)로 회사 지분 48.64%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공구우먼이 소유 주식 1주당 신주 5주의 비율로 배정해 무상증자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주가가 하락하지 않는다면 TS인베스트로선 더 많은 차익을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퓨리오사AI를 방문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 4월 14일 출마 후 첫 공식 일정으로 퓨리오사AI를 찾았는데 이후 21일 TS인베스트의 주가는 241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퓨리오사는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으로 꼽히는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사로 메타가 약 1조원에 인수 제안을 하면서 시장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TS인베스트는 지난 2021년 6월 퓨리오사가 시리즈 B 투자유치를 할 때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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