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탄 내세운 명인제약 IPO…상속세 부담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 승인 목전…높은 수익성에도 흥행 변수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0일 11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명인타워 전경(사진=명인제약)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잇몸치료제 '이가탄', 변비약 '메이킨' 등으로 잘 알려진 명인제약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앞두고 있다. 명인제약은 세 번째 시도 끝에 기업공개(IPO) 완주를 계획했다. 중추신경계(CNS) 치료제에서 확고한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데다 수익성도 높아 흥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최대주주의 승계 관련한 이슈는 약점으로 부각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명인제약은 지난 4월 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고, 이달 중 승인 결과를 받아볼 전망이다. KB증권이 단독 주관사를 맡았다. 2018년 당시 IPO 의지를 철회한 뒤, 대표주관사를 NH투자증권에서 KB증권으로 교체했다.


명인제약은 일반소비자에게는 '이가탄'과 '메이킨'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전체 매출의 약 80%는 전문의약품인 CNS 치료제에서 창출하고 있다. 매출 규모는 연 2000억원대에 달하고, 국내 CNS 치료제 시장 내에서는 최상위권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약 190개 제약사 중 CNS 매출 상위 20개사가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데, 명인제약은 이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안정적인 시장 점유율에 힘입어 수익성도 뛰어나다. 최근 5년 이상 영업이익률 30%대를 꾸준히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영업이익률 34.5%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01억원, 순이익은 686억원이다. 이는 제약·바이오 업계 평균(10%)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호실적 속에 현금성자산과 이익잉여금도 두둑히 쌓았다. 현금성자산은 2020년말 690억원에서 지난해말 2543억원까지 늘었고 이익잉여금도 같은 기간 3244억원에서 5242억원으로 확대됐다.


다만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볼 때, 회사는 상장 후 시장성 조달에 대한 필요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시장에서 명인제약의 IPO 목적이 다른 곳에 있다고 해석하는 이유다.


명인제약의 IPO는 승계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업주 이행명 회장은 회사 지분 66.32%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지분율은 95.3%에 달한다. 사실상 가족경영 체제다. 이 회장이 자녀에게 지분을 넘기려면 상속세율 최대 60%를 부담해야 한다. 가장 최근 확인된 명인제약의 기업가치는 이 회장이 지난해 6월 재단법인 명인다문화재단을 출범할 당시 적용한 주당 평가액 5만원이다. 평가액 5만원을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약 5600억원인데, 시가총액이 이보다 낮게 형성되면 상장을 통해 승계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 산정에도 보수적 접근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명인제약의 적정 기업가치를 약 5600억원으로 추산하지만, 실제 공모 과정에서는 흥행을 위해 눈높이를 낮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회사의 주가 관리 의지가 약할 수 있다는 점은 IPO 흥행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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