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최근 1년여 사이 자회사로부터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배당금 3500억원에 이어 올해 초 6100억원 규모의 유상감자 대금이 모회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로 이동한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상장 준비 혹은 그룹 내 사업 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자금 정비일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가 지난 1월1일부터 2월28일까지 두 달간의 단기 회계연도 동안 자본금의 98%를 줄이는 유상감자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스마게엔터는 감자 대금으로 약 6100억원을 스마일게이트홀딩스에 지급했다.
이번 감자 내역은 스마게엔터의 회계연도 변경과 맞물려 공시됐다. 스마게엔터는 기존 12월 결산에서 2월 결산으로 결산월을 변경했고 그 결과 2025년 1월부터 2월까지의 단기 회계연도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별도로 작성됐다. 이 보고서를 통해 감자 세부 내역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

스마게엔터는 앞서 2024년에도 2505억원의 현금배당을 홀딩스에 집행했다. 같은 해 또 다른 자회사 스마일게이트알피지 역시 1002억원을 홀딩스에 배당했다. 두 자회사의 배당금 총액은 3507억원으로, 이번 감자 대금과 합치면 1년 사이 홀딩스로 이동한 자금은 약 1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주목할 점은 이처럼 대규모 자금이 배당과 감자를 통해 자회사에서 모회사로 빠르게 이전됐다는 점이다. 특히 홀딩스는 2023년까지 2조4000억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확보하는 등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자체 보유 현금으로 충분히 조달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자회사 스마게엔터의 감자를 택한 점에서 자금 집중의 목적이 단순 재무조정 외에 전략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홀딩스가 단기간 내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의 이유로 대규모 투자 혹은 신사업 추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스마일게이트는 인디게임 개발사 투자, 글로벌 IP 확보 등 외형 확장 전략이 이미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이를 넘어서는 대형 투자에 대한 고민을 해왔고 지주사 차원에서 보다 본격적인 행보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비상장 자회사들의 상장 준비, 또는 그룹 내 사업 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자금 정비일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감자와 배당 흐름이 유사한 시점에 연이어 진행된 점은 단순한 현금 이전을 넘어 장기적 지배구조 정비의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로의 현금 집중은 대규모 신규 투자, 비상장 자회사 상장 준비, 또는 그룹 재편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감자는 회계연도 변경 직후 단독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단순 재무조정보다는 전략적 성격이 더 강하게 드러난다. 결과적으로 최근 1년 사이 자회사에서 지주사로 유입된 약 1조원 규모의 자금 흐름은, 향후 스마일게이트 그룹의 투자 방향과 지배구조 개편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스마일게이트 측은 "내부 사정에 따른 결산월 조정이며 배당은 매년 진행해 오던 정례적 절차"라며 "확보한 자금은 로스트아크의 안정적 운영과 더불어 유저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차기작 개발 등에 투자할 예정"이라는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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