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 톺아보기도전장 낸 골프웨어, 승부수 통할까

[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골프존이 골프웨어시장에 진출하며 실적부진 타개와 사업시너지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기존 사업과 연계를 통해 브랜드 확장과 고객 접점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시장 침체와 제한된 유통망 속에서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골프존은 올해 2월 자체 골프웨어 브랜드 '골프존 어패럴'을 공식 론칭했다. 남성·여성 의류부터 액세서리까지 전 품목에 걸쳐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자사 캐릭터 '버디패밀리' 디자인을 활용한 제품군도 함께 선보이며 골프존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있다. 골프존이 의류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골프존이 골프웨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최근 정체된 실적과 무관치 않다. 골프존은 2023년 연결 기준 매출 6851억원으로 전년 대비 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45억원으로 23% 줄었다. 지난해 매출은 6200억원, 영업이익은 958억원으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골프 인구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돌파구가 필요했던 셈이다.
하지만 골프웨어시장 역시 녹록지 않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2022년 4조2500억원에서 2023년 3조7500억원, 2024년 3조4500억원으로 2년 연속 축소됐다. 2020~2021년 연평균 20%대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위축이다.
시장 축소와 함께 중저가 브랜드의 철수도 이어졌다. 한세엠케이는 올해 LPGA·PGA 브랜드 매장을 28개에서 20개로 줄였고 삼성물산의 메종키츠네 골프와 LF의 랜덤골프클럽은 론칭 1년 만에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캘러웨이골프의 트래비스매튜는 백화점에서 퇴점했고, 코오롱FnC가 30여년간 운영한 잭니클라우스는 라이선스권을 외부에 넘기며 사실상 사업을 축소했다. 그 외에 글로벌세아의 톨비스트, 스마트스코어의 맥케이슨 등도 브랜드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이에 일각에서는 골프존 어패럴의 시장 안착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골프웨어 시장의 소비층이 명확히 양분돼 있는 데다 중저가 브랜드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를 오래 즐겨온 중장년층은 이미 고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브랜드 전환 가능성이 크지 않고 MZ세대의 경우 코로나 특수 이후 골프에 대한 관심이 식으면서 중저가 브랜드들은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골프존 어패럴이 명확한 차별화 전략 없이 시장 내 입지를 확보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프존은 20년 이상 축적한 골프 인프라와 브랜드 밸류를 바탕으로 골프존 어패럴을 시장에 안착시키겠다는 구상이지만 기대만큼의 시너지를 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수요 유입에는 한계가 있고 골프웨어라는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어서다. 현재 골프존 어패럴은 자사 모바일 앱과 온라인 플랫폼(골핑, 스타일캐디), 골프존카운티 일부 골프장 및 GDR아카데미 성남판교점 등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골프존의 골프장이나 연습장 등 기존 인프라를 이용하는 고객층을 대상으로는 가격 메리트를 앞세워 일정 수요를 확보할 수 있겠지만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유통 채널의 다변화가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골프존 측은 골프존어패럴 사업에 대해 "브랜드 충성도를 바탕으로 한 부가적 사업으로 제한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운영 중"이라며 "마케팅의 일환으로 기획된 사업으로 당초 계획에 따라 진행 중이며 예상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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