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생 케이뱅크…슬슬 피하는 IPO 주관사들
주관사 재선정 시작했지만 시장 반응 냉담…대형사 미래에셋마저 제안 포기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5일 1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세 번째 기업공개(IPO) 도전에 나선 케이뱅크가 주관사 재선정에 착수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삼수생으로 새 주관사를 찾아 합격을 노리고 있지만 시장 신뢰를 되찾기가 만만치 않을 거란 지적이 나온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세 번째 주관사 선정을 위한 RFP(입찰제안요청서)를 받은 하우스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다. 하지만 실제 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증권사는 많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존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반응했고, 그나마 삼성증권이 새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모두 보수적인 수준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예상치)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적인 비교기업인 유사기업에 꼽혔던 카카오뱅크와 SBI스미신넷뱅크, 뱅코프 등의 주가를 반영해 현실적인 수준으로 가치를 측정했다는 전언이다. 일반적인 IPO '대어' 거래에서는 높은 밸류이에션을 제시하면서 주관사 지위를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지만, 이번 절차에서는 서로 타이틀을 떠넘기려는 듯한 모습까지 엿보였다는 후문도 들린다.


대표적인 IPO 강자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은 이번 입찰에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사실상 '숏리스트' 선정 자체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지원이 저조한 셈이다. 향후 프레젠테이션(PT) 일정은 차주에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제안 3사가 그대로 주관단이 될 가능성도 높다.


시장 분위기가 냉담한 배경에는 케이뱅크의 반복된 상장 시도와 그에 따른 피로감이 존재한다. 지난해 IPO 시도 당시 희망 공모가 밴드는 9500~1만2000원이었지만, 수요예측 결과 기업가치는 3조5000억원 수준에 그쳐 목표치에 크게 못 미쳤다.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 결과가 저조하게 나오자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은 희망 공모가를 하단 아래인 8500원으로 설정하는 안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케이뱅크는 결국 IPO 철회를 결정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이 케이뱅크 경쟁사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주관사를 맡고 있는 상황도 아이러니하다. 이들이 경쟁사를 중복대리할 경우 이해상충 이슈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발행사와 FI(재무적투자자)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 IPO를 완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케이뱅크는 주요 FI들로부터 8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받았다. 베인캐피탈(이하 투자액 2000억원)과 MBK파트너스(2000억원), 토닉프라이빗에쿼티-MC파트너스(1500억원), IMM프라이빗에쿼티(1200억원), JS PE-신한대체투자운용(1250억원) 등이 그들이다. FI의 투자 단가를 감안하면 케이뱅크의 몸값 하한선은 4조원 수준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터무니 없는 기업가치를 요구하는 발행사는 주관사 입장에서도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며 "주관사 선정을 세 번이나 다시 시도하는 발행사도 드물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발행사도, 주요 투자자도 시장에 대한 감이 없다"며 "시장 분위기를 읽고 가격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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