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봤더니]
"LG 철수·SK 품질이슈, 생태계 확장 과제 삼겠다"
'전기차 충전기시장 확대' 오영식 이브이시스 대표, "캐즘 이후 미래 모빌리티 충전기 대응"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5일 13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영식 이브이시스 대표.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LG전자의 경우 LG라는 브랜드를 앞세웠지만 시장 침투는 조금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미국 시장을 선도적으로 개척한 SK시그넷은 품질 이슈로 미국에서 대규모 손실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영식 이브이시스(EVSIS) 대표이사는 5일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전기차 충전기 시장의 생태계 확장을 위한 공동 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LG와 SK 등 주요 대기업 계열 전기차 충전기 업체가 고전하는 데 대한 아쉬움 섞인 표현이었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판매업을 하는 이브이시스는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로 매출 기준 국내 1위 사업자다.


오 대표는 LG전자의 시장 철수 의사결정과 SK시그넷의 어려움이 기회가 아닌 과제로 다가왔다고 부연했다. 그는 "전기차 충전기 품질에 관해서 더욱 치밀하게 기술력을 고도화하는 데 주력해야겠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LG전자는 지난 4월 충전기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2022년 충전기 제조사 애플망고(현 하이비차저)를 인수하며 완속·급속 충전기 시장에 진출했으나 3년여 만에 사업 철수를 결단한 셈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 냉난방공조(HVAC) 사업 쪽으로 힘주고 있다. 


매각설이 돌았던 SK시그넷의 경우 지난해 기준 누적 결손금 3750억원, 자본총계 -102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이었다. 올해 상반기 SK그룹의 1150억원 유상증자로 자금 운용에 숨통을 트며 재기를 도모하고 있다.


오 대표는 "전기차가 캐즘을 겪고 있는 지금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서 기술적으로 안전성을 더욱 끌어올리고 제품 포트톨리오를 확대하는데 공들이고 있다"며 "캐즘이 풀리는 시기 크게 도약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시장을 진단했다.


이브이시스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다양한 미래 기술을 선보이며 전기차 시장 재도약 국면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로 활용하는 V2G(Vehicle to Grid) 충전기, 1MW급 초고속 전력공급이 가능한 메가와트 충전기 시제품, PLC모뎀이 탑재된 스마트제어 충전기 등이다.


V2G 충전기의 경우 충전뿐만 아니라 방전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에 있는 잉여전력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 수요가 있는 미국을 우선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오 대표는 "제주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에너지 정책 방향에 따라 국내 사업 활성화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MW급 충전기 시제품도 장기적 관점에서 선보인 제품이다. 대형 전기트럭, 전기 농기계, 전기 중장비 등의 전동화 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확장을 대비한 포트폴리오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시험 운행 중인 수상 대중교통 '한강리버버스' 사례도 눈에 띈다. 오 대표는 "한강리버버스에는 이브이시스의 600KW급 충전기가 탑재돼 있다"며 "도심항공교통(UAM), 선박을 비롯해 다양한 모빌리티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영식 이브이시스 대표가 5일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에서 자사 1MW급 충전기 시제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오 대표는 전기차 시장 확장과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필요한 투자라면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정부의 2030 충전인프라 구축 로드맵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기는 올해 59만기에서 2030년 123만기로 급증한다. 


오 대표는 "급속 충전기 위주로 투자를 늘리고 있고 이는 전기차 충전기 시장 확대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기존 생활 주거지 내의 충전기 확대에서 나아가 이동 거점 측면에서도 충전기 확대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투자 재원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올해 에비타(감가상각전 영업이익) 플러스를 예상하고 있다"며 "재투자 재원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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