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의 악몽 '한샘'…검찰수사 반전은 상폐 가능성
인수 4년 만에 시가총액 3분의 1 토막…이재명 시대 100% 의무공개매수 관측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5일 16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 = 딜사이트 DB)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검찰이 아파트 시스템 가구 입찰 담합 혐의를 받는 한샘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회사 경영권을 소유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큰 과징금을 얻어맞은 가운데 검찰 수사로 핵심 경영진마저 조사대상이 될 경우 경영난이 가중될 수 있어서다. 


장기간 실적 부진으로 시장의 기대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기업 신뢰도가 타격을 입을 위기인 지라 경영권 투자 4년 차를 맞은 IMM은 투자금회수(엑시트) 시점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IMM 주당 22만원에 한샘 인수…인수후 적자전환 주가 곤두박질


IMM이 한샘을 품은 건 2021년이다. 당시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 외 7명이 보유하던 경영권 지분 27.7%를 사들였다. 인수가는 주당 22만1000원으로 총 1조4400억원을 투입했다. IMM이 보유한 블라인드펀드(로즈골드4호)로 4000억원을 마련했고,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 롯데쇼핑 등이 3000억원을 댔다. 나머지는 인수금융을 썼다.


첫번째 패착은 재매각을 상시 고려해야 할 GP(사모펀드 운용사, 무한책임사원)가 대상 매입 가격을 지나치게 높였다는 것이다. IMM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2021년 10월 말 기준 한샘 주가는 10만원 안팎. 이를 고려하면 시가의 두 배 이상을 준 것인데 이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100% 이상 인정한 결과였다. IMM은 당시 한샘이 업계 1위로서 갖는 확장성과 글로벌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인수파트너이자 전략적 투자자(SI)인 롯데쇼핑이 보유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등과의 시너지도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과 달리 한샘 경영은 순탄치 않았다. 실적 상승을 이끌던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서 경기악화가 시작됐고, 건설·부동산 시장은 얼어붙었다. 이후 인테리어 수요가 급감하며 경영은 직격탄을 맞았다. 2021년 693억원이던 회사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이듬해 217억원 적자로 뒤바뀌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572억원에서 –713억원으로 반전했다.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주가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IMM이 인수 당시 14만원 수준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듬해 11월 장중 3만7050원까지 떨어졌다.


한샘 주가가 속수무책으로 빠지자 긴급 처방이 이뤄졌다. 그 해 1분기 한샘이 1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IMM과 롯데쇼핑이 지분 전량을 매수해 주가 방어에 나선 것이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해 본격적인 쇄신 경영에 돌입했다. 그는 다른 포트폴리오였던 할리스를 살려낸 경영전문가로 평가됐다. 


◆개선되던 수익성 올들어 주춤…담합혐의 등 제재가 결정타


김유진 대표 체제에서 한샘은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전방 산업인 부동산 경기가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전방위적 비용 통제로 수익성을 확보했다. 2022년 217억원이던 영업손실은 이듬해 19억원 이익으로 턴어라운드 했고 지난해는 312억원 수준까지 크게 늘었다.


다만 올 들어서는 수익성 개선 기조가 주춤하다.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50.4%(130억원→64억원), 80.2%(486억원→96억원) 감소했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4859억원에서 4434억원으로 8.7% 줄면서 본업 경쟁력 회복이 요원하다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맞은 검찰 수사는 회생 의지를 꺾는 악재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은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조치에 따라 한샘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2월 공정위는 시스템 가구를 생산·납품하는 16개 가구사에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과징금 183억원을 부과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한 한샘 등 4개 기업을 검찰에 고발했는데, 이의 후속적인 조치가 업계 1위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샘 등 가구사들은 지난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6개 건설사가 발주한 총 190여 건의 아파트 시스템 가구 입찰에 참여하면서 담합을 벌였다. 담합에 가담한 가구사들은 사전에 낙찰 순번을 정하고 입찰가격을 미리 합의했다. 이들 가구사들은 총 167건의 입찰에서 담합에 성공하며 총 3324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장기간 실적부진으로 경영난이 부진한 가운데 맞은 수사는 기업의 신뢰도를 흔들 요인이다. 지난 2일 기준 한샘의 주가는 주당 4만1250원이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9700억원 수준으로 이미 시총 1조원이 붕괴된 실정이다.


최대주주 IMM PE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투자 4년 차인 만큼 엑시트 시점을 가늠해야 할 시기이지만 주가가 회복은커녕 연이은 악재가 터지고 있어서다. 사모펀드 대주주 입장에선 곤혹스러운 상황이지만 오히려 한샘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주가하락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도 피어나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100%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자본시장법 개정사안을 통해 도입될 경우 IMM이 차라리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소액지분을 모두 거둬들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이다. 실제로 5일 증시에선 한샘 주가가 이런 전망 속에 7% 이상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IMM이 한샘 투자에 활용한 로즈골드4호 만기는 오는 2029년 도래한다. 3년 가량 시간적 여유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 기간 주가 회복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3년 내 상장 상태를 유지하는 것보다 회사를 100% 편입시키고 그간 쓰지 못했던 밸류업 전략을 적용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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