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공모 회사채 시장의 '간헐적 이슈어(Issuer)'로 불리는 세아홀딩스가 올해 시장에서 이례적인 전략 변화를 시도한다. 주관사 수를 기존의 2배로 늘리고, 만기 구조도 기존 단기에서 복수로 구성하며 투자자 접점 확대에 나선 것이다. 이달 중 수요예측을 거쳐 최대 1000억원 규모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세아홀딩스는 오는 18일 500억원 규모 공모채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트랜치(tranche·만기물)는 2년물과 3년물로 구성했으며, 각 만기별 발행액은 주관사들과 협의 중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가능성도 열어뒀다. 발행일은 이달 26일이며,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 수준으로 제시했다.
세아홀딩스는 지난 2012년 이후 약 3년 간격으로 공모채 시장을 찾는 간헐적 이슈어다. 최근 5년간의 발행 이력을 보면 지난해와 2021년 두 차례 발행시장에 나와, 모집액의 4~5배를 웃도는 주문을 받는 등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해 왔다.

그간 별다른 무리 없이 자금을 조달해온 세아홀딩스의 조달 전략 변화는 과감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우선 주관사단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에는 1~2곳의 증권사에만 거래를 맡겼지만, 이번엔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4곳을 공동 주관사로 삼았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세아홀딩스 딜에 처음 참여하는 멤버다.
회사 관계자는 "보다 폭넓은 투자자 기반 확보와 수요예측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주관사 규모를 확대했다"며 "각 증권사가 가진 투자자 풀과 시장 인사이트를 다양하게 반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주관사 확대 기조는 최근 채권 발행 시장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엔 실무 효율성을 이유로 주관사를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엔 수요 확보를 위해 외연을 넓히는 사례가 많다"며 "특히 신용등급 A급 수준의 중위권 이슈어일수록 다양한 투자자 접근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아홀딩스는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사로부터 'A0' 신용등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트랜치 구성도 변화의 한 축이다. 세아홀딩스는 그간 3년 단일물 위주로 발행해왔으나, 지난해 2년물 발행을 시도한 데 이어 이번엔 2년물과 3년물을 병행하는 복수 트랜치를 구성했다. 자금 운용 효율과 만기 분산, 투자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조달 시점 또한 예년과는 달라졌다. 통상 3년 주기로 발행에 나섰으나,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이례적으로 2년 연속 공모채 발행에 나선 것이다. 회사 측은 "오는 7월 만기가 도래하는 700억원 규모 일반대출 상환을 위해 조달 시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실제 세아홀딩스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유동자산 규모는 약 391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한 시장 조달은 불가피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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