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태국 공략' 카카오뱅크, 해외 진출 성과 '청신호'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첫 분기 흑자 달성…오는 19일 태국 가상은행 인가 예정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5일 06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카카오뱅크)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카카오뱅크의 해외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중 최초로 해외 진출에 나선 카카오뱅크는 동남아시아를 겨냥해 현지 금융사에 지분투자하는 방식을 선택했는데 초기 성과가 긍정적이다. 카카오뱅크가 지분투자를 단행한 인도네시아 슈퍼뱅크가 올해 처음 흑자를 낸 데 이어 태국에서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가상은행의 인가 심사가 최종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투자한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는 올해 1분기 343억원의 영업수익과 22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첫 분기 흑자로, 당기순손실 315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대폭 개선됐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9월 동남아시아 슈퍼앱 '그랩' 등과의 파트너십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에 10%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첫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이후 슈퍼뱅크는 지난해 6월 공식 출범했고 현재 32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출범 후 9개월 만에 흑자전환할 수 있던 것은 카카오뱅크의 적극적인 경영자문 등 다양한 지원이 밑거름됐다는 평가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 성장을 위해 상품 및 서비스, UI·UX 자문 등 다양한 분야에 협력을 제공 중이다. 또 지난해 11월 금융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슈퍼뱅크의 신규 금융 상품 출시를 위한 자문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카카오뱅크의 아이디어가 담긴 신규 서비스가 연내 인도네시아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태국 금융지주회사 SCBx가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를 방문해 카카오뱅크 경영진과 가상은행 합작 인가 추진 현황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왼쪽)와 아르시드 난다위다야 SCBX 대표이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제공=카카오뱅크)

아직 규모는 작지만 슈퍼뱅크의 흑자로 인해 카카오뱅크도 평가이익을 얻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슈퍼뱅크로부터 8억1900만원의 지분법이익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진출 전략을 ▲스마트 마이너리티 (낮은 리스크로 현지 시장 학습) ▲컨소시엄 파트너십(글로벌 파트너와 공동 사업 추진) ▲리딩 메이저리티(축적된 경험으로 주도적 사업 추진) 등 3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슈퍼뱅크의 경우 컨소시엄 파트너십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리딩 메이저리티 도달을 목표로 두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두번째 진출지로 태국을 선택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 태국 시암상업은행(SCB) 지주사 SCBX, 중국 위뱅크(WeBank)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가상은행' 인가에 나섰다. 카카오뱅크의 컨소시엄 지분은 20%로 2대주주 지위다. 


현지 언론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재무부는 오는 19일까지 신청자들의 가상은행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태국 중앙은행은 이미 심사를 통과한 가상은행 신청자 명단을 재무부에 넘긴 상태다. 카카오뱅크가 인가 문턱을 넘게 되면 1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상반기 공식 출범 가능하다. 


카카오뱅크의 태국 진출 시도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가상은행이 인가를 획득하면 카카오뱅크는 태국 내 최초의 한국계 인터넷은행이 된다. 국내 금융사의 태국시장 진출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국내 금융사는 1990년대 태국에 거점을 다수 확보했지만,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모두 철수한 상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슈퍼뱅크의 상품·서비스 기획에 본격 참여해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태국의 경우 가상은행 인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진출에 성공하면 카카오뱅크를 중심으로 국내 금융사가 태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다시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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